교섭단체 구성 시일 임박...발등에 불 떨어진 국민의당
"더민주에 맞서려면 들판서 낱알 곡식 줍듯 합해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의당(가칭)이 다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고보조금 90여억원을 받으려면 내달 15일까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최소인원이 좀처럼 채워지지 않아서다. 아울러 당내 주도권을 두고 벌써부터 내홍이 가시화된 데다 호남 지지율도 하락하면서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질 거란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29일 현재 국민의당 소속 현역의원은 17명으로, 모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이다. 대부분 호남 지역 의원들이며 김한길 의원 등 수도권 지역 인사도 일부 포함돼 있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현역의원 20명 이상이 필요하지만, 최근 더민주의 외부인재영입이 호평을 받은 데 이어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김종인호의 전격 출범으로 연쇄 탈당은 사실상 끝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단 국민의당은 마지막 남은 탈당 불씨에 전력을 쏟는 모습이다. 최원식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더민주의 탈당이 주춤한 게 아니다"라고 추가 탈당을 예고했다. 그는 이어 "여태까지 17명 오리라 예상한 사람도 적었고 천정배, 박주선 의원의 합류도 전격적이었기 때문에 (추가 탈당)도 전격적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탈당과 합류가 꾸준히 이뤄졌다"고 "더 나올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역에 대해선 "적시하기 어렵다"고만 했다.
상황이 이런만큼 국민의당 인사들은 각종 언론에서 탈당한 박지원·최재천 의원의 입당을 점치고 있다. 통합신당을 추진하다 최근 국민의당에 합류한 박주선 의원은 "창당이 되면 박지원·최재천 의원 외에도 몇 분이 참여할 것"이라며 "제가 확인한 분들만 해도 잔류와 탈당을 놓고 고민하는 고민파들이 몇 분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내달 2일 대전에서 창당대회를 개최한다.
시한이 촉박하다보니 정치적 가치와 정체성이 다른 인사들을 마구잡이식으로 받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 국민의당과 박 의원이 추진하던 통합신당의 통합선언문에는 정당의 이념과 비전 등이 모두 빠진 상태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박 의원은 "건전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융합되는 중도개혁, 민생실용 정당이 돼야 한다는 가치를 갖고 있다"며 "건전한 진보세력은 합리적 보수와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당헌과 강령이 정해지게 되면 거기에 맞춰서 활동을 하고 주장할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또 "창당이 안 된 상태라 내부에서 토론하고 숙의해서 그런 방향과 노선 속에서 가치를 도출해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의원은 앞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박지원 의원의 합류 문제에 대해 "더민주를 대체하려면 가을 들판에서 낱알 곡식을 하나하나 주워담는 놈부의 심정으로 모두 합해야 한다"며 "박지원 의원도 일정한 세를 갖고 있는 분이고 박 의원을 지지하는 분도 많기 때문에 배제할 이유가 없다. 당연히 합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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