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작심 독설 "김종인, 비겁한 정치 공작"

전날 김종인 '통합' 발언에 이례적 강경 대응

'논의해야한다'는 당 반응에도 "그래서 뭐가 바뀌었나"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전날 '통합' 제안을 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비겁한 공작"이라고 맹비난함은 물론 그의 제안에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던 천정배 공동대표(가운데),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향해서도 경고를 날렸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전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통합' 제안을 "비겁한 정치적 공작"이라며 맹비난했다. 안 대표의 평소와 다른 작심한 듯한 독설은 제안을 한 당사자인 김종인 더민주 대표를 향한 공격임은 물론, 그의 제안에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던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향한 경고이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에서 열린 '확바꿔 국민 콘서트'에 참석해 "(통합 제안은)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국면 전환용이라는 것을 모든 분들이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우뚝 서는 것을 방해하는 명백한 정치 공작"이라며 "이런 것이 바로 막말정치, 갑질정치, 낡은정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우리 당을 얼마나 만만하게 보면 이런 막말을 하는 것이냐"며 "참으로 딱하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부산 출신의 대통령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도 언급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원칙 있는 승리가 좋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원칙없는 승리보다는 원칙 있는 패배가 낫다고 했다"며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발언은 원칙 없는 승리를 하겠다는 것인데 어떻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분들의 선택일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전날 김종인 '통합' 발언에 이례적 강경 대응
'논의해야한다'는 당 반응에도 "그래서 뭐가 바뀌었나"

김종인 대표 뿐만 아니라 김 대표의 제안에 흔들리는 당을 단속하려는 강한 경고성 발언도 이어졌다.

안 대표는 "여당을 심판하려면 야당 내부 문제는 덮고 가자. 무조건 힘을 합치고 보자는 분들이 있다"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식으로 지금까지 해서 정권이 바뀌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이 온갖 쇼를 하며 '달라졌다'하면서 '연대'와 '통합'을 외치지만 선거가 끝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야당은 아무것도 달라지지도 변화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김종인 대표의 '통합' 발언에 즉각적으로 "너나 잘하라"는 식으로 반대의견을 내놓았던 자신과 달리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진의를 파악하겠다'며 미온적으로 대처한 천정배 대표,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향한 경고다.

특히 천 대표는 당시 "목표는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저지"라며 "앞으로 모든 문제를 그 대전제로 풀어야한다"고 말했었다. 그는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통합 밖에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좀 더 생각해봐야한다"며 어중간한 답변을 내놓았다.

한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가 전날 오전에 말한 자신의 강경한 발언 이후 짐짓 모르는체 기자들에게 해석의 문을 열어둔 천 대표와 김 상임위원장에 대해 "엄청 화났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당직자는 안 대표의 메세지에 대해 "당내외 모두에게 하고 싶은 메세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