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케 vs 지단, 감독으로 다시 만난 철천지원수

데일리안 스포츠 = 윤효상 객원기자

입력 2016.04.02 10:38  수정 2016.04.29 15:26

‘2015-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에서 격돌

레알에 강한 엔리케, 갚아야할 빚이 많은 지단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루이스 엔리케(바르셀로나)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감독. ⓒ 게티이미지

루이스 엔리케(바르셀로나)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두 ‘레전드’가 감독으로서 첫 맞대결을 펼친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는 3일(한국시각) ‘2015-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에서 격돌한다. 1929년부터 시작된 두 앙숙간 자존심 대결은 어느덧 231번째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세간의 관심은 양 팀 공격을 이끄는 삼각편대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과 ‘BBC(베일-벤제마-호날두)’간 화력 대결에 집중되고 있지만, 오랜 세월을 지나 지도자로서 첫 지략 대결을 펼치게 된 감독 간에 승부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레알에게 있어 엔리케 감독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배신자이자 철천지원수다. 선수 시절 1991년부터 5시즌 간 레알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엔리케는 레알과 계약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바르셀로나 이적을 택했다.

엔리케의 파격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친정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인지, 엔리케는 레알을 상대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총 16경기에 나서 패배는 단 두 차례밖에 없었고, 나머지 8승 6무를 바르셀로나에 선사했다. 골도 직접 5골이나 넣어 친정에 비수를 제대로 꽂았다.

2014년 여름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에도 엘 클라시코서 2승 1패로 앞서있다. 엔리케 감독으로서는 여러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홈에서 레알을 맞이한다.

반면, 지난 1월부터 레알 지휘봉을 잡은 지단 감독은 엔리케에 갚아야할 빚이 많다. 지단은 선수 시절부터 레알 소속으로 엔리케와 가진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세 차례 맞붙어 1무 2패를 거뒀다.

2004년 엔리케가 현역 은퇴를 선언해 ‘필드 위’에서의 맞대결은 그것으로 끝났지만 지도자로서 축구 인생 2막을 연 이들의 진짜 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특히 마지막 엘 클라시코에서 당한 굴욕적 대패(0-4)를 만회해야 한다는 책무로 지단 감독은 어깨가 더욱 무겁다. 전임 베니테스 감독 경질의 촉매제가 된 지난 11월 경기에서 레알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연발하며 그것도 홈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역사에 남을 참패를 당한 바 있다.

1차전 패배뿐 아니라 리그 우승 경쟁에서도 바르셀로나에 뒤져있는 레알과 지단 감독은 더 잃을 것 없다는 각오로 자존심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12년 만에 재회하는 엔리케과 지단, 두 레전드 중 과연 웃는 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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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상 기자 (benn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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