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의 카세미루가 만년 벤치 멤버에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으로 발돋움하며 또 한 번 일을 냈다.
레알은 3일(한국시각) 스페인 캄프 누에서 열린 ‘2015-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활발한 압박과 수비, 헌신적인 허슬 플레이로 역전 발판을 마련해준 카세미루는 스페인 현지 언론과 팬들을 통해 연신 극찬 세례를 받고 있다. ‘마르카’는 경기 종료 후 카세미루에 평점 7을, ‘아스’는 최고 평점이자 만점인 3점을 부여했다.
카세미루의 눈부신 공헌은 통계를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총 12개의 태클을 시도해 8개를 성공시킨 그는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태클 성공률을 기록했다. 카세미루에 이은 선수들이 3개, 2개인 것을 감안하면 가히 압도적인 수준이다. 또한 가로채기 3개, 슛 블로킹 2개에 볼 소유권 회복도 6개나 기록했다.
지단 감독 또한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잘해줬지만 카세미루는 특히 수비적으로 많은 기여를 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레알이 엘 클라시코에서 자존심을 세우는데 크게 공헌한 카세미루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벤치만 전전하던 백업 멤버였다.
2013년 1월 레알 카스티야(유소년팀)에 입단한 그는 재능을 인정받아 2013-14시즌 레알 1군 멤버로 정식 등용됐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경기장이 아닌 벤치에서 보내야했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지난 2014-15시즌에는 포르투갈의 FC 포르투로 1년간 임대되었고, 챔피언스리그 등 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여 다시 1년 만에 레알로 원대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돌아온 현실은 여전히 흙빛이었다. 토니 크로스, 모드리치 등 이미 자리를 꿰찬 주전 미드필더들 틈에서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그랬던 카세미루가 지단 감독을 만나 재능을 만개하기 시작했다. 기존 미드필더들이 패스 플레이와 드리블 등에는 능한 반면, 수비적 헌신과 힘 싸움에서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메우고자 고민한 지단 감독은 과감히 카세미루를 주전으로 기용했고, 엘 클라시코를 포함해 6연승을 달리며 반전 시나리오를 쓰는 데 성공했다.
카세미루는 화려하진 않지만 수비 상황에서 적재적소에 상대 맥을 끊는 태클과 강한 몸싸움, 최후방과 중원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 등으로 이제는 레알에 없어선 안 될 중원 핵으로 당당히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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