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최고위원' 놓고 야도 야도 '불꽃 전쟁'
최고위원 여성 몫 1석 위해 줄줄이 출마 선언
주류와 비주류 대결 '투표 결과' 귀추 주목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내 여성 의원들의 '최고위원' 쟁탈전이 뜨겁다. 여기에 '비주류 대 주류'라는 공식까지 공통적으로 맞아떨어지면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새누리당에선 최고위원 4명 중 1명이 여성 몫이고, 더민주에선 지난해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만든 '혁신안'에 따라 권역별 최고위원(여성, 노인, 청년, 노동, 민생 각 1명) 중 1석을 여성이 차지하게 된다.
일단 새누리당에서는 이은재(비박, 재선, 서울 강남병) 의원과 최연혜(친박, 비례대표) 의원이 나온 상태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4.13 총선 당시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 호남에 공천을 했던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출사표를 던졌다. 유은혜(김근태계, 재선, 경기 고양시병) 의원은 오는 28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최고위원 선거 또한 당 대표 선거와 마찬가지로 최다 득표가 필요한 만큼 당내의 입지나, 세(勢)가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원 경선 결과 4위 안에 여성이 없으면 여성 후보 중 최다 득표자가 자동으로 선출되고 남성 4위 후보는 탈락한다. 더민주의 경우, 여성 최고위원은 여성 대의원 현장투표와 여성 권리당원 ARS 투표를 합산한 결과로 선출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출마 선언문에서 "고질적인 계파 문제를 혁파하지 못하면 우리 당의 미래는 없다"며 계파 척결을 주장했던 이은재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 9번을 받아 여의도에 입성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19대 총선 당시 경기 용인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비박계'로 분류됐다.
반면 지난 19대 총선 당시 대전 서구을에 출마하면서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원 유세를 받아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으로 분류되는 최연혜 의원은 지난 24일 출마 선언을 하며 "당정청이 삼위일체가 돼 일사불란하게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레일 사장으로 있던 당시 강경한 태도로 '철도파업'과 '만성적자' 꼬리표를 없앤 그는 초선이지만 재선 의원을 향해 당당히 최고위원 자리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성 최고위원에 두 명이 한꺼번에 나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부분 1명으로 교통정리가 돼서 따로 경선을 치르지 않아도 됐는데 이번 경우는 특이하다"며 "이 의원이 먼저 출마를 선언한 뒤 최 의원이 10여 일 늦게 나온 모양새인데 아무래도 친박계 쪽에서 목소리를 내야 할 사람이 필요했던 모양이다"라고 평가했다.
더민주에선 재선과 원외 인사가 맞붙지만 지난 총선 당시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양향자 현 더민주 광주서구을 위원장이 '친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먼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양 위원장은 지난 25일 출마 선언문에서 "더민주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양향자를 데려왔다. 데려왔다면 쓰셔야 한다"며 "여성의 삶과 호남의 서러움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국민 앞에 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반면 김근태 전 국회의장계로 분류돼 사실상 비주류로 언급되는 유은혜 의원은 지금까지 해왔던 여성 관련 정책 등으로 전문성을 증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 측 관계자는 "양 위원장은 영입 당시 삼성전자 전 상무, 직장맘 등의 타이틀을 달고 총선을 치른 경험이 있다. 충분히 열심히 하시는 분이고, 유 의원 또한 마찬가지다"라며 "그렇지만 여성 위원장 자리는 여성을 대표해야 하는 만큼 '써달라'는 호소로만 표가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정책적인 측면도 분명 고려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