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이 펼쳐진 가운데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한 취업 전문 사이트에서 한국 성인남녀 1090명을 대상으로 ‘리우올림픽에서 가장 기대되는 대한민국 선수’를 조사한 결과(개방형 질문), 수영의 박태환’(14.8%)이 1위를 차지한 것. 박태환 다음으로는 리듬체조의 손연재’(10.6%), 여자 양궁의 기보배(6.4%), 사격의 진종오(4.4%), 배드민턴의 이용대(4.3%), 축구의 손흥민(4.2%) 등이 뒤를 따랐다.
생각보다 많은 차이로 박태환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의외의 결과다. 박태환은 금지약물 복용으로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1년 6개월의 징계를 받은 뒤 국가대표 선발을 둘러싸고 대한체육회와 갈등을 빚다가 국내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결정에 힘입어 올림픽 무대에서 명예회복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우리 국민 가운데 박태환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이 만큼 크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그동안 박태환이 자신의 명예회복의 무대로 선택한 리우올림픽 출전을 위해 수영장 안팎에서 쉼 없이 기울여 온 노력에 대한 응원과 격려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 기대에도 리우올림픽 무대를 앞둔 박태환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도핑에 따른 징계와 국가대표 선발을 둘러싼 대한체육회와의 갈등을 겪으면서 만만치 않은 마음 고생과 몸 고생을 했고, 그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양과 질의 훈련을 이어나가지 못한 탓에 박태환의 기록은 점점 떨어졌다. 현재는 주종목 남자 자유형 400m 종목에서도 세계랭킹 6위로 밀려나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나, 2012 런던올림픽에서 실격 파동을 딛고 은메달을 따냈던 때와 비교하면, 현재는 메달 자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메달이 나오지 않는다면 박태환은 리우올림픽을 빈손으로 마칠 가능성이 높다.
'박태환 스승' 노민상 감독은 남자 자유형 400m의 경우 쑨양(중국), 맥 호튼(호주), 코너 재거(미국), 제임스 가이(영국), 그리고 박태환이 3개의 메달을 놓고 5파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어디까지나 스승으로서 애제자를 응원하는 마음이 섞인 긍정적 전망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박태환의 올 시즌 기록은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수립한 3분44초26. 시즌 1위 기록(3분41초65)을 갖고 있는 호튼이나 세계기록 보유자 쑨양(3분43초55)도 버거운 상대지만 재거나 가이도 박태환에게는 결코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하지만 박태환 스스로 리우 올림픽 출전 자체를 기적으로 여기고 있음을 떠올릴 때, 그가 어느 종목에서 레이스를 펼치든 심리적 부담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예상을 뛰어 넘는 ‘기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박태환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긍정적인 점은 리우에서 실전 훈련에 들어간 박태환이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박태환은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메달을 다툴 선수들에 관하 질문을 받자 “나는 세계랭킹 6위라서…”라고 답했다. 이렇게 답할 수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또 “예선부터 정말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예선부터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 박태환은 5일 발표된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스타트 리스트에서 전체 7개 조 중 6조의 3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바로 옆 4번 레인에는 쑨양, 5번 레인에는 올 시즌 랭킹 3위인 재거(미국·3분43초79)가 뛴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조 편성을 받은 박태환의 입장에서 결승 진출을 위한 체력안배 따위는 사치인 셈이다. 결국, 마음을 비우고 즐기는 가운데 자신이 지닌 능력의 120%를 발휘하는 것 외에 다른 뾰족한 수는 없다. 박태환 스스로도 인터뷰에서 밝혔듯 그의 리우 올림픽 출전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한편, 박태환은 리우올림픽 일정에 따라서 7일 남자 자유형 400m에 나선다. 예선통과에 성공한다면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 결선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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