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야구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하일성 전 해설위원이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하 전 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하 전 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일성 해설은 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약 30년간 KBO리그의 출범과 발전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특히 MBC는 허구연, KBS는 하일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치 있는 입담과 예측 해설로 큰 인기를 모았다.
성동고와 경희대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했지만 부상으로 일찍 유니폼을 벗었고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아 제2의 인생을 사는 듯 했다. 그런 하일성 해설에게 운명적인 인물이 찾아왔으니 바로 배구해설가 오관영 씨였다. 오 씨의 추천으로 동양방송 야구 해설을 시작했고, 이후 KBS로 둥지를 틀어 유수호 아나운서와 함께 야구 해설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특히 하일성 해설은 과거 방송된 KBS ‘승승장구’에 김성근 현 한화 감독의 몰래온 손님으로 등장, “김성근 감독이 라디오 해설을 했었는데 유독 일본어를 많이 쓰고 발음이 부정확했다. 그래서 내가 그 자리에 대타로 들어가 해설위원을 시작하게 됐다”고 고백한 일화가 유명하다.
하일성 해설의 명언은 수두룩하다. 그 유명한 “야구 몰라요”를 시작으로 “역으로 가네요” “기가 맥힌(막힌) 견제네요” “1점차와 2점차는 틀리거든요(다르거든요)” 등은 지금까지도 야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말들이다.
2006년부터 2009년 4월까지는 KBO 사무총장을 맡아 야구 발전에 공헌하기도 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을 설득해 지휘봉을 맡겨 금메달 획득에 공헌하기도 했다.
KBO 사무총창을 그만둔 뒤에는 본업인 야구 해설로 돌아왔지만 이 때부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과거와 같은 예측 해설은 이미 눈이 높아진 야구팬들에게 통하지 않았고, 심지어 선수 개인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2014시즌이 끝난 뒤 KBS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고, 이후 K STAR 채널에서 이대호가 속한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경기를 독점 해설하기도 했다.
그를 죽음으로 내몬 사건은 바로 사기혐의였다.
하일성 해설은 지난해 11월 지인에게 3000만 원을 빌린 뒤 변제를 차일피일 미루다 갚지 못해 피소되었고, 올해 2월에도 또 다시 같은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결국 하일성 위원은 자신의 사기혐의에 대해 억울하다는 문자를 지인에게 보낸 뒤 목숨을 끊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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