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정부 책임론' 공세...여 '안보·개헌' 집중
<대정부질문>여야 날선 공방…북핵·지진·우병우가 화두
대정부질문서 여야 날선 공방…북핵·지진·우병우가 화두
20대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 첫날(정치분야)인 20일 국회에서는 야당은 사퇴를 촉구해온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와 지진 늑장 대처 등을 놓고 정부를 향해 공세를 퍼부은 반면 여당은 북핵과 개헌 등 또 다른 이슈를 꺼내 이를 회피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정부 질문 첫 질의자로 나선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개헌 관련 이슈를 꺼내며 우 수석 문제 등 민감한 이슈를 피하고자 했으나 원혜영, 김부겸 등 4선의 중진급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청와대 저격수'로 알려진 같은 당 조응천 의원 그리고 초선 박용진 의원 등이 출격해 공격 수위를 높였다.
"우 수석 질문엔 '수사 결과 지켜봐라' 지진 늑장 문자엔 '체계 탓'"
더민주 의원들은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를 향해 우 민정수석을 경질하거나 해당 요구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등 '돌직구' 화법을 구사했다. 원 의원이 "우 수석이 민정수석 자리를 유지한 채로 수사를 받는 것이 법과 상식에 맞느냐"고 질문하자 황 총리는 "법무부 장관도 특정 사건에만 검찰총장을 지휘할 뿐 포괄적 지휘를 못한다. 아무리 민정수석이라도 검찰을 관할하고 지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황 총리는 이어 '우 수석을 경질하도록 박 대통령에 요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엔 "대통령실 수석의 인사는 내가 얘기할 대상이 아니다"며 "검찰이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답했으며 '대통령께 건의해 달라'는 추가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
황 총리는 이어 "우 수석에 대한 수사는 37일이 걸렸다"는 박용진 더민주 의원의 지적에 "청와대 수석은 총리가 관할하고 지휘하는 라인이 아니다.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게 옳다"고 잘라 말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 또한 '우 수석은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조 의원의 질문에 "법무부 장관이 거취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지진 관련 '늑장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 국민안전처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원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기상청에서 바로 해야 하는데, 저희 단계를 거치니 문제가 있어서 고치는 걸 검토 중이다"라며 "현재 체제로는 지진이 발생하면 기상청이 기계적 문제로 안전처에 3~5분 이내에 보낼 수밖에 없다. 안전처도 지진을 감지했지만 기상청에서 온 걸 정확히 받아야 해 그런 시간적 차이가 있다. 조기경보체계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진 발생 5분 이내에 긴급재난문자를 받았다고 말한 박 장관에 "다른 국민들은 2시간 이내에 받았고 못 받은 사람도 있다"고 말해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으며 이어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四川省) 대지진 사례를 언급하면서 "당시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의 발언을 보면 자식의 목숨을 앗아간 건 지진이 아니라 학교라고 했다"며 국내 학교 건물의 안전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핵무장론 꺼내며 맞불 놓은 여...황교안 "핵 대처 온당치 않아"
반면 여당은 북핵위기에 따른 핵무장론을 꺼내들며 맞불을 놓았다. 첫 질문자로 나선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가 말폭탄을 날릴 때 북한은 핵폭탄을 날렸다. 대북제재는 한마디로 효과가 없었다"며 사드의 즉각적인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대안인 미국의 핵우산도 한계가 있다"며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대해서도 "북한이 일방적으로 깼으므로 무효니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핵무장론을 꺼내들었다.
김 의원은 사드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비서실장님들이 현재도 야권의 중요한 지도자로 계시지만, 과거에 우리가 북한에게 얼마나 베풀었느냐"며 "언제까지 북핵이 대북강경노선, 압박정책 때문이라고 현 정부 탓만 할 것인가? 이제는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사드배치와 자체 핵무장에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명재 사무총장도 "이번 추석 민심의 화두는 단연 북한 핵실험과 지진"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은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를 대응방안으로 들며 황 총리에게 "미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또 김진태 의원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자행한다면 핵 시설에 대해 즉각 원점 타격할 것을 정부가 공표함으로써 북한의 핵 의지를 꺾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총리는 "지금 단계에서 우리가 핵으로 대처하는 건 온당한 일이 아니다"라며 핵무장론을 일축했다. 황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북한 핵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자체의 노력과 함께 국제사회의 협력을 구하고 있다"며 "더 확실한, 더 분명한 대책을 얘기할 수 있지만 기본적 기조는 한반도 비핵화로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새누리당에서 질의자로 나선 의원들은 개헌에 대한 이야기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김성태 의원은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후보가 정해지지 않아 정치적 이해관계가 적고 여소야대로 정권 후반기에 누구도 일방적일 수 없으며 유례없는 개헌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도 "국회 내에 여야 185명의 의원들이 참여한 개헌모임이 결성됐다"며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는 비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황 총리는 이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무책임한 주장을 해선 안 된다고 판단한다. 국민과 함께 합리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한다"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모병제 도입과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성태 의원은 황 총리를 대상으로 “현행 헌법으로 수도이전이나 모병제 도입이 가능한 것이냐”며 “수도이전은 헌재의 위헌 판결이 났으니 재론의 여지가 없고, 모병제 역시 헌법39조에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못 박아놨기 때문에 만일 도입을 하게 되면 위헌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황 총리는 "현행 헌법에서 국방의 의무를 국민의 4대 의무로 부여하고 있다"며 "다만 이를 어떻게 이행하느냐는 여러 논란이 있고 병역법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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