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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기차안에 그녀를 위한 노래가~~~


입력 2016.11.06 10:05 수정 2016.11.27 13:45        데스크 (desk@dailian.co.kr)

<어느 퇴직부부의 신나는 전국여행-넷째날>

썬크루즈~바다열차~추암촛대바위~모래시계공원~시간박물관~환선굴

정동진역 앞 ‘오늘 해 뜨는 시각’ 표시 옆에 서 있는 필자.ⓒ데일리안
썬크루즈호텔과 그 앞에 세워져 있는 조각상.ⓒ데일리안

정동진 모텔에서 일출 시간에 맞춰 눈을 뜨니 구름이 끼어 일출을 볼 수가 없어서 좀 더 자다 일어나니 구름 낀 하늘 위로 떠오르는 해가 보인다. 어제 구입한 닭강정으로 아침을 때우고 바다열차를 타기 위해 정동진역으로 가서 예약하고 나니 기차가 떠나려면 아직 시간 여유가 많아 정동진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몇 장 촬영하고, 주차장 입구에서 안내하는 사람한테 주변에서 관광할 곳이 어디냐고 물으니 건너편 야산 정상에 보이는 '썬크루즈'를 가보라고 한다.

'썬크루즈'는 예상보다 큰 규모에다 잘 꾸며지고 주변 환경이 너무 아름다워 놀랐다. 입구에 들어가니 정면에 보이는 크루즈 모양의 호텔에 입이 벌어진다. 호텔 앞 그리스풍 여인상 조각과 정원이 환상적이다. 전망대에 올라가니 정동진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동해의 풍경은 외국의 어느 해변 못지않은 아름다운 경치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그리고 잇따라 있는 도로와 산이 너무 잘 어우러져 있다. 바다 밑이 암반으로 되어 있어 바다 빛깔이 푸른색 물감을 풀어놓은 짙푸른 색이다. 환상적이라는 말 이외에는 표현할 수 없는 절경이다. 이런 경치를 보고는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운 동해가 보이는 전망대에서 들어올 때 구입한 입장권으로 팥빙수를 교환하여 맛있게 먹으니 너무 행복하다.

'썬크루즈' 호텔과 공원이 있는 이 땅을 어떤 분이 우연한 기회에 사라고 권유하여 야산인 불모지를 구입한 다음 이렇게 아름답게 가꾸었단다. 지금은 CNN에서 “일생에 꼭 한번 가봐야 할 신기한 호텔”로 선정되었다. 또 주변 공원에 조성되어 있는 조각공원도 잘 꾸며져 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구름다리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아찔했다. 경희는 온갖 폼을 잡아가며 사진을 찍는다. 좋은 배경이 있어 모델을 요구하면 아무리 날씨가 덥더라도 웃으며 포즈를 잡는다. 웃는 모습이 예쁘고 귀엽고 천진스럽다. 아직도 소녀 같은 감성이 몸속에 흐르는 모양이다.

썬크루즈호텔 벤치에서 보이는 동해 바다.ⓒ조남대
정동진에서 바라 본 기찻길과 푸른 동해 바다.ⓒ조남대
동해 바다에 우뚝 솟은 추암 촛대바위.ⓒ조남대

10시 30분에 출발하는 바다 열차를 타기 위해 정동진역으로 갔다. 바다가 보이도록 좌석을 옆으로 배치해서 특별히 만든 ‘바다 열차’로 명명된 기차를 타고 가며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아마 외국에도 이런 형태의 기차와 이렇게 멋진 풍경은 없을 것 같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오징어에 맥주 1캔을 사서 둘이 먹으니 최고의 기분이다. 삼척까지 왕복하는 기차지만 추암역에서 미리 내려 촛대바위와 조각공원, 해암정 등을 여유 있게 구경했다. 촛대바위는 애국가가 방송될 때 나오는 동해안의 뾰족한 바위이고, 해암정은 1361년(공민왕 10년) 삼척 심씨 시조인 심동로가 벼슬을 버리고 내려와 처음 지은 것이란다.

12시 40분에 되돌아오는 기차를 타고 정동진역에 왔다. 기차 여행 중에는 퀴즈게임을 하여 맞추는 사람에게는 선물도 주고, 사연과 함께 희망곡 신청도 받았다. 나도 퇴직과 회갑기념으로 마누라와 여행 중이라며 경희가 좋아하는 ‘사랑이여 영원히’라는 희망곡을 신청했더니 신청 사연이 방송이 되고 노래도 들려주었다.

바다 열차 관광을 마치고 모래시계 공원에 도착하여 모래시계를 구경했다. 이 모래시계는 밀레니엄 모래시계로 2000년 1월 1일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의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들어, 지나온 천 년의 세대와 살아갈 새천년 세대가 하나 되어 화해와 평화, 공존의 세대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강릉시와 삼성전자가 해맞이 명소인 정동진에 세운 것이란다.

모래시계 바로 옆에 “세상에 이런 일이… 우리들의 마음을 부유하게 만드는 재미있고 유익한 박물관. YTN, KBS, MBC, SBS 방영”이라고 크게 광고되어 있는 열차 7량으로 만들어진 시간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입장료가 6000원이나 하여 관람을 망설이다 들어갔더니만 시간에 대해 생각보다 잘 설명되어 있고 각종 특이한 시계도 전시해 놓아 볼만했다.

외국의 오래된 시계와 수억 원 하는 값비싼 시계, 나무로 만든 값비싼 희귀한 시계, 구슬을 이용하여 움직이도록 한 시계, 타이태닉호 공식 침몰 시각(1912년 4월 7일)을 알려주는 세계 유일의 회중시계로 딸의 행운을 기원하는 문구가 내부에 새겨진 시계(그녀는 제10호 탈출보트를 타고 피신했으며, 탈출보트가 타이태닉호에서 내려지면서 바닷물에 의해 시계 내부는 완전히 녹슬었으나, 외형은 금으로 제작되어 있어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등이 있다.

이것을 관람하고 밖으로 나와 옥상으로 올라가면 옛날 시골학교에 있던 종처럼 생긴 ‘소망의 종’ 있는데 이 종을 울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우리도 마음속으로 우리 여행이 무사히 그리고 재미있게 잘 끝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힘껏 울려 보았다. 이곳 정동진은 신라시대부터 임금이 친히 사해용왕에게 제사를 지내는 성스러운 장소이기도 하고,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준다’고 하여 ‘바다’로 불리고 있다고 하여 정동진을 바라보고 소원을 빌었다.

삼척 환선굴 관람을 위해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는 길.ⓒ조남대

해신당을 구경하기 위해 삼척으로 차를 몰다 전에 해신당을 구경한 적이 있어 환선굴을 관람하기로 하고 방향을 바꾸었다. 환선굴은 천연기념물 178호로 그동안 보아왔던 여타 굴보다 규모가 상당히 크다. 굴은 총 연장 8㎞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관람코스도 3㎞ 정도나 되어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굴 내부는 온도가 10도 정도밖에 되지 않아 관람하는 동안 아주 시원했다. 올라가는 길이 가팔라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갔다. 옛날에는 걸어서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4시 반이 지나 좀 늦게 올라갔더니 내려올 때는 마지막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 왔다.

환선굴 관람 후 대구 사돈과 통화하여 내일 점심을 대구에서 같이 하기로 약속하였기 때문에 상주 집에서 잠을 자기로 하고 상주를 향해 달렸다. 점심을 옥수수 한 개로 때운 관계로 경희는 지친 데다 배가 고파 파김치가 되었다. 삼척 환선굴을 출발하여 태백산과 소백산맥을 넘어가는 시골길이라 그럴듯한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배가 고파도 지저분한 시골식당은 가지 않겠단다. 저녁인 데다 산길을 지나가야 하는 오지인지라 인적이 드물어 식당이 있을 리 없다. 있더라도 손님도 보이지 않고 영업을 하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의 시골식당뿐이다.

태백산 오지를 지나 강원도에서 경북 봉화 쪽으로 들어섰다. 그런대로 괜찮은 식당이 보인다. 주차장에는 주차된 차도 보이고 손님도 보여 들어갔다. 식사하던 손님도 이내 식사를 마치고 떠난다. 너무 외로운 산골인 데다 손님도 없는 저녁이니 무서운 생각마저 들 정도다.

삼국지 내용 중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조조가 동탁을 죽이려다 실패하여 목에 큰 현상금이 붙어 쫓길 때 말을 타고 외딴 친척 집을 찾아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한 끼를 청하니 그 친척은 반갑다면서 좀 기다리란다. 한참을 기다리다 소리가 나서 문틈으로 밖을 보니 칼을 갈고 있더란다. 깜짝 놀라 생각해 보니 자기를 죽여 현상금을 타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동행하던 사람과 함께 밖으로 뛰어나가 가족들을 모두 죽이고 말을 타고 도망치다 보니 그 친척이 돼지를 묶어 가지고 오면서 ‘귀한 손님이 와서 대접하기 위해 아랫마을에서 돼지를 사 온다’면서 집으로 가잖다.

이럴 수가 어쩌나 오해를 하고 식구들을 모두 죽이고 도망 왔는데. 그래서 조조는 자신의 살인을 감추기 위해 그 친척마저 죽이고 도망 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갑자기 이 대목이 생각나면서 소름이 끼친다. ‘아무리 산골이지만 주인아줌마 혼자 있는데 어쩌랴’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진정시키고 굴탕국을 시켜 저녁을 먹고 상주 집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금방 출발했다.

피곤한 데다 저녁을 먹고 이내 운전을 하니 잠이 쏟아진다. 경희는 출발하자마자 금방 고개가 꼬꾸라졌다. 봉화에서 상주를 가려면 야간에 지방도로와 산길로 영주, 예천, 문경을 거쳐야 한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꼬부랑 산길을 오는 잠을 참으며 거의 3시간 동안 170㎞를 달려 저녁 10시 반경에 상주 빈 집에 도착했다. 우려와는 달리 다행스럽게도 전기도 들어오고 물도 잘 나와 피곤한 몸을 씻은 후 잠자리에 들었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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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조남대 씨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현재 경기대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중에 있으며 정년퇴직한 부인과 함께 일상에서 탈출, 55일간의 전국여행을 끝마치고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펴내서 독자들로 부터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여정의 하루 하루를 데일리안에 재편집해 연재를 시작하는데 내용안에 부부애가 듬뿍 담겨있어 평소에 '닭살' 돋는 것을 못참는 독자는 조심하시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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