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의 좌완 선발 투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유희관은 국제무대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그의 느린공이 국제무대에서 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내년 3월 열리는 WBC대표팀 구성을 놓고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대표팀은 현재 일부 선수들의 부상과 사건사고로 인해 엔트리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유력한 좌완 선발 자원이었던 김광현(SK)의 팔꿈치 수술 소식은 대표팀에 큰 타격이었다.
자연스레 대체 자원 발탁이 시급한 상황이 됐다.
대표팀이 좌완 선발을 추가한다면 유희관은 강력한 1순위다. KBO리그에서의 성적을 기준으로 한다면 2013년부터 올 시즌까지 4년 연속 10승을 챙긴 유희관보다 꾸준한 성적을 거둔 선발투수는 없다. KBO 역시 1일 WBC 조직위원회에 제출한 50인 예비엔트리에 유희관의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이 검증된 선수들을 선호하는 보수적 성향의 지도자임을 감안했을 때, 유희관을 배제할 가능성도 높다. 그만한 명분도 있다.
대표팀은 현재 김광현이 없어도 양현종(KIA)-장원준(두산)-차우찬(삼성) 등 좌완 선발은 여전히 풍부한 반면, 믿을만한 우완 선발이 부족하다. 김 감독이 우완 보강을 선택한다면 류제국(LG)이나 윤희상(SK)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야구팬들 중에서는 유희관의 대표팀 발탁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희관의 공이 국제무대에서도 얼마나 통할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미국이나 중남미에 넘쳐나는 파워 히터들, 정교한 타격 능력을 자랑하는 일본 타자들과 유희관의 대결은 흥미로운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유희관 본인도 오래 전부터 국가대표팀에 대한 의욕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한편으로 유희관의 대표팀 승선 여부는 “대표팀은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원칙의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유희관처럼 KBO리그에서 수년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능력을 입증할 최소한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축구 역시 자국에서 실력을 발휘한 K리거들이 해외파들에 비해 유독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국제경험이라는 부분도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유희관이 속구보다 타이밍이나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임을 감안했을 때, 상대도 오히려 유희관의 생소한 느린 공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물론 대표팀 발탁은 온전히 코칭스태프가 판단해야할 몫이다. 김인식 감독이나 야구전문가들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희관이 리그에서의 꾸준한 활약에도 계속 대표팀에서만 배제되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대표팀 발탁의 공정성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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