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주류, 친박 색깔 빼고 민주당과 '양강구도' 만들기
정우택 원내대표 "반기문 총장, 야당 안 갈 것" 주장
민주당과 '원내 1·2당' 구도…국정현안 해결 노력
탄핵정국을 맞아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집권여당 새누리당이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상 초유의 보수 정당 분열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비주류 의원들로 구성된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위원회는 27일 집단탈당, 내년 1월 24일 신당을 창당한다고 26일 공식선언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을 주축으로 하는 신당에 이미 30명 안팎의 현역의원이 동참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탈당 규모가 예상대로 이뤄질 경우 의석수 128석의 새누리당은 100석 이하로 의석수가 줄어들면서 원내 1당의 자리를 121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내주게 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추가탈당 얘기가 끊이지 않는 등 불안요소마저 더해져 가고 있어 당 지도부의 고심이 상당하다. 당장 현역의원들의 추가 이탈 없이 흐트러진 당내 위상을 바로 세우는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당내 문제를 추스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수장으로 선임된 인명진 비대위원장 내정자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명진 "인적쇄신, 개혁의 가장 중요한 본질"
인 내정자는 26일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인적청산 문제를 놓고서 "새누리당 개혁의 가장 중요한 본질 중 하나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당내 원심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친박(친박근혜)' 색채를 옅게 만드는 동시에 대통령 탄핵 등으로 인해 등 돌린 민심을 되돌려 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도 이같은 의견에 동조해 힘을 보탤 태세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선택 기준에 박근혜 정부 및 현 정부 정책에 비판적 시각에 서 있던 인물을 고르는 것이 들어 있었다"며 '친박' 색채 지우기를 강조했다.
'친박' 색채만 걷어낸다고 당의 결집이 유지될지 여부는 자신하기 어렵지만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도 꿈틀거리고 있다. 5선의 원유철 의원이 주도해 40~50대 의원 12명이 오는 29일 '새로운 보수를 위한 4050 클럽' 모임을 출범하는 것이 그 예다. 비박계 개혁보수신당(가칭)과 보수정당으로서의 선명성을 놓고 맞불을 지펴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입 노력도 당의 결집력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반 총장이 대선후보군이 즐비한 야권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의기투합이 불확실한 신당도 그렇지 않나. 보수정당을 택할 것인데, 당의 개혁 통해 환골탈태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탈당파를 겨냥해선 "반 총장이 (탈당파) 신당으로 올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로 탈당한다"며 꼬집은 뒤에 "반 총장의 고향(충북 음성)을 지역구로 두었던 인연이 있다"는 점 등을 앞세워 의원들의 응집을 당부했다.
새누리당, 민주당과 원내 1·2당 역할 '양강구도' 추진
새누리당은 비박계 탈당으로 인해 원내 제1당에서 밀려나더라도 더불어민주당과의 '양강구도' 만큼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정 원내대표는 야당 지도부가 자신을 포함한 새누리당 지도부를 '친박계 지도부'로 규정해 여야 대화와 협상을 거부하는 데 대해 "하루 빨리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독감 유행, 국내외 경제 문제, 북한 도발 위협 등 국정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때문에 여야정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공감하고 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원내 1·2당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민주당과 함께 원내 협상을 주도하는 데 초점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들은 "신당을 포함한 4당 체제가 갖춰지기 전에 국정 현안을 매개로 해 '양당구도'로 원내 협상을 주도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전세를 만회하려는 새누리당의 노력이 어떤 성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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