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난동’ 재발…탑승거부 조치 ‘본보기’

러시아인 고성·욕설에 경찰에 신고 및 탑승거부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지난 27일 서울 공항공 대한한공 객실훈련센터에서 테이저건과 타이랩, 포승줄 등을 이용한 기내 난동승객 제압술을 시연하고 있다.ⓒ연합뉴스

러시아인 고성·욕설에 경찰에 신고 및 탑승거부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술에 취한 승객이 승무원에게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피우자 환승 탑승이 거부되는 일이 지난 29일 벌어졌다.

이날 탑승거부 조치는 앞서 ‘기내난동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대한항공이 지난 27일 기내 안전 개선 대책을 발표한 이후 재발한 것으로 처리과정이나 마무리 모두 깔끔했다는 평가다.

3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35분께 인천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던 대한항공 KE641편 일등석에서 러시아인 A(34) 씨가 술에 취해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했다.

A씨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같은 날 오후 4시 5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KE641편으로 환승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으로 갈 예정이었다.

기내에서 와인 2잔 가량을 마신 A씨는 환승한 여객기에서 객실 사무장 B(51·여)씨가 “더는 알코올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영어로 설명하자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통보를 받은 A씨는 승무원들에게 욕설을 하며 계속 소란을 피웠고 승무원들은 인천공항경찰대에 신고한 뒤 A씨를 탑승 거부 조치했다

항공보안법 23조 7항에 따르면 항공운송사업자는 음주로 인해 소란행위를 하거나 할 우려가 있는 승객에 대해서는 탑승 거부를 할 수 있다.

A 씨는 다음 날 다른 항공사 여객기를 타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항공은 팝스타 리처드 막스가 SNS를 통해 알린 ‘기내난동 사건’을 계기로 기내 폭력 전력이 있거나 음주 후 난동을 부리는 승객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해 여객기 탑승을 거부하기로 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27일 기내 안전 개선 대책을 발표한 기자간담회에서 “기내 전과자나 음주로 난동을 부린 사람들에 대해선 앞으로 탑승을 거절하겠다”면서 “기내 안전과 승객 편의를 위해 승객들도 가급적 음주를 절제해줘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