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등극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대한 평가가 심상치 않다.
레알 마드리드는 26일(한국시각) 스페인서 열린 '2016-17 스페인 국왕컵' 8강 2차전 셀타 비고 원정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레알은 종합 전적 3-4로 셀타에 밀려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호날두는 0-1에서 프리킥 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팀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셀타 비고전 탈락으로 레알의 트레블 우승 역시 무산됐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도 아쉽지만, 호날두의 경기력도 문제다. 에이스라면 팀 승리를 이끌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하지만 현재 호날두는 그렇지 못하다.
호날두의 부진은 일시적인 것일까. 30대 접어들면서 발생하는 폼 저하일까.
24일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2주 전 한 해를 빛낸 최고 선수상을 받은 호날두가 상을 받았을 때의 모습과 같은 활약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주 전만 하더라도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2016 FIFA 풋볼 어워즈'에서 남자 축구 선수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발롱도르를, ESPN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수상하는 최우수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사커지도 주저 없이 호날두를 2016년을 빛낸 최고의 선수로 꼽았다.
2주가 지난 지금 호날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마냥 부진하다고만 볼 수 없다.
현재 호날두는 프리메라리가에서 14경기 12골을 기록 중이다. 2개 도움까지 포함하면 14경기에서 14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당 한 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공격수에 대해 지나치게 가혹한 평가일 수 있다. 그러나 호날두이기 때문에 분명 부진한 수치다.
올 시즌 라 리가에서 호날두는 7개팀 12골을 기록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해트트릭은 고무적이지만 3골 중 필드골은 한 골이었다. 선제골은 프리킥, 추가골은 페널티킥이다. 세비야전에서도 페널티킥을 넣었지만, 레알의 승리는 이끌지 못했다.
아틀레티코와 세비야를 제외하고 호날두가 득점을 터뜨린 5개팀은 공교롭게도 모두 하위권이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10라운드 알라베스는 13위, 멀티골을 넣은 스포르팅 히혼은 18위다. 호날두는 세비야와 아틀레티코를 제외한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무득점에 그친 셈이다.
수치를 살펴보면 호날두의 부진은 분명 두드러진다. 경기당 5.9개의 슈팅을, 경기당 키패스는 0.9개에 불과하다. 리그 기준으로 100분당 한 골이며, 리그와 클럽 월드컵 등 각종 컵대회를 포함하면 113분당 한 골이다.
2경기에서 4골을 넣은 클럽 월드컵 기록을 제외한다면 131분당 1골이다. 라 리가 기준으로 페널티킥골을 제외하면 슈팅 수 10개당 1골이다. 결정력이 이전보다 떨어진다는 증거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6경기 출전한 호날두는 고작 2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대회 12경기에서 16골 4도움을 기록하며 레알의 우승을 이끌었을 때와 비교하면 다소 초라한 기록이다. 조별리그로 한정 지으면 지난 시즌 호날두는 6경기에서 11골을 터뜨렸다. 반면 올 시즌은 4개의 도움이 있지만 2골이 전부다.
공교롭게도 호날두에게 왕관을 내준 메시는 라 리가 16경기에서 15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86분당 한 골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기록은 5경기 10골 2도움이다. 경기당 2골인 셈이다. 컵대회까지 환산하면 메시는 78분당 한 골씩 넣고 있다.
호날두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필드에서 골로 지웠다. 언제 그랬냐는 듯 호날두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인 평가에서 금세 호의적으로 뒤바뀌곤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분명 하락세다. 경기당 한 골 이상씩 터뜨리며 득점 기계로 꼽혔던 호날두였기에 더더욱 아쉬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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