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불출마 이후 새누리 충청권 의원, 황교안으로 집결하나
새누리당, 황교안 띄우기 본격화
충청권 의원들 당분간 '정중동' 행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전격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새누리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한편 반 전 총장을 돕기로 했던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은 정중동 행보가 예상된다.
2일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의 중도하차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황 권한대행 띄우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완수 비대위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황 권한대행 인기가 상당하다고 소개했다.
박 비대위원은 “제 지역구인 경남 통영에서 황 권한대행의 이야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그 이유로 황 권한대행이 어려운 시기에 국정을 맡은 것에 대한 신뢰감이 증가했고,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좀 깨끗한 이미지의 정치인을 찾는 것 같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탄핵정국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 황 권한대행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은 “앞으로도 황교안 현상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발판으로 보수진영 지도자들이 국가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의 발언은 지난달 31일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대선 후보를 내겠다며 황 권한대행을 언급한 것과 맥이 닿아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배경에는 반 전 총장의 불출마가 황 권한대행에게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불출마를 선언한 반 전 총장의 기존 지지층은 대부분 전통적 보수층인 대구·경북지역과 50~60대 연령층으로 황 권한대행 지지층과 겹친다는 이유다. 실제로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도 상승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JTBC의뢰로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직후인 지난 1일 4시3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271명에게 접촉해서 1009명의 최종 응답을 받은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처음으로 지지율 2위를 얻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여전히 1위였지만, 26.1%로 30% 대를 달리던 구정 설 연휴 전 조사보다 떨어졌고, 황교안 권한대행은 12.1%로 2위를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쫓았던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은 당분간 정중동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탈당을 예고했던 한 충청권 의원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충격이 크다. 당분간 조용히 지낼 것”이라며 “다른(충청권) 의원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타 후보를 지지할 의향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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