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불투명 벵거…5526억 어디에 썼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3.11 10:00  수정 2017.03.11 10:01

7년간 5526억 원 이적료 지출했지만 성과 없어

올 시즌 끝으로 계약 만료, 사실상 결별 가닥

7년간 이적 시장 지출 TOP 12 ⓒ 데일리안 김윤일

아스날이 7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서 탈락하며 아르센 벵거 감독의 잔류도 불투명해졌다.

아스날은 8일(한국시각), 아스날 스타디움(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16강 홈 2차전서 1-5 대패했다.

지난 원정 1차전에서도 같은 스코어로 패했던 아스날은 1~2차전 합계 2-10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로 올 시즌 챔스 일정을 마무리했다.

4골 차를 극복하기 위한 아스날의 몸부림은 대단했다. 전반 20분, 페널티 박스를 절묘하게 파고든 시오 월콧이 선취골을 터뜨렸다. 이때만 해도 아스날팬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아스날은 후반 8분, 로랑 코시엘니가 페널티킥을 내준 것도 모자라 퇴장까지 당하며 수적 열세에 밀렸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침착하게 PK골을 성공시킨 뮌헨은 이후부터 엄청난 골 폭풍을 일으켰다. 아르연 로번을 시작으로 더글라스 코스타, 그리고 비달의 멀티골이 숨 돌릴 틈 없이 터져 나왔다.

그야말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챔피언스리그 16강 저주다. 아스날은 1998-99시즌부터 19년 연속 챔피언스리그에 얼굴을 내밀고 있지만 2010-11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7년 연속 16강에 머물고 있다.

아스날의 부진은 어정쩡한 투자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비단 챔피언스리그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지난 7년간 약 4억 5471만 유로(약 5526억 원)를 이적시장에 퍼부었다. 같은 기간 전체 클럽 중 12위에 해당하는 액수이며, 잉글랜드 클럽 가운데서는 맨체스터 시티,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에 이은 거액이다.

그러나 이 돈을 효율적으로 썼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사실 벵거 감독은 과거 축구 시장이 돈의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왔다. 따라서 특급 선수 영입보다는 유망주 발굴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렸고, 이로 인해 아스날은 재정적으로 탄탄한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그랬던 벵거 감독도 결국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무엇보다 팀 내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과 지긋지긋하게 이어지던 무관의 고리를 끊기 위해 거액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아스날에 입성한 선수들이 전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알렉시스 산체스, 메수트 외질라는 성공작도 있었지만 제르비뉴, 루카스 포돌스키, 칼럼 챔버스, 데니 웰벡, 그라니트 샤카 등은 부진하거나 잦은 부상으로 실망만 준 선수들이다.

벵거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아스날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챔피언스리그 탈락은 물론 리그 우승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라 남은 목표는 FA컵 하나뿐이다. 하지만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그가 아스날에 남을 것이라 전망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팬들은 아스날의 저주를 떨칠 적임자가 누구일지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7년간 이적 시장 지출 TOP 12

1.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 약 1조 1675억 원
2. 첼시(잉글랜드) - 약 9958억 원
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 약 9391억 원
4. PSG(프랑스) - 약 8659억 원
5. 유벤투스(이탈리아) - 약 7935억 원
6. 리버풀(잉글랜드) - 약 7897억 원
7. 바르셀로나(스페인) - 약 7382억 원
8.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 약 7338억 원
9.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 약 6016억 원
10. 인터 밀란(이탈리아) - 약 5968억 원
11. AS 로마(이탈리아) - 약 5838억 원
12. 아스날(잉글랜드) - 약 5526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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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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