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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 안 된 류현진…강철 멘탈까지 와르르


입력 2017.05.12 11:55 수정 2017.05.12 14:4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콜로라도전 4이닝 10실점, 데뷔 후 최다

4회 들어 보크 등 멘탈까지 무너져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경기를 펼친 류현진. ⓒ 게티이미지

LA 다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경기를 치르고 말았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8피안타 6볼넷 1사구 10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11일간의 달콤한 휴식이 독이 된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지난 1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엉덩이 타박상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로테이션 조정으로 인해 콜로라도 원정 1차전 선발로 낙점됐지만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투구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앞선 등판에서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큰 재미를 봤던 류현진이지만 이날은 직구를 주로 던지며 카운트를 잡아가려고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회 나온 시속 92마일(약 148km)이었고, 4회 들어서는 80마일 후반대에 머물렀다.

두 자릿수 실점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 겪는 일이다. 부상 전이었던 지난 2014년 4월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이닝 8실점, 그리고 그해 7월 디트로이트전 2.1이닝 7실점이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었다.


잡히지 않는 제구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제구다. 류현진은 1회 1사 후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후속 타자가 천적인 놀란 아레나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투구 내용이었다. 결국 아레나도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2사 후 2루타를 맞으며 2실점했다.

4회에도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첫 타자 아레나도를 볼넷으로 내보낸 류현진은 급기야 이언 데스몬드의 몸을 맞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류현진은 피안타보다 볼넷 허용을 가장 꺼리는 투수로 유명하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집어넣지 못하다 보니 구위가 살아날리 만무했고, 긴 시간 마운드에 버티느라 체력까지 고갈되고 말았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101개. 그 중 스트라이크는 57개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서 승리를 바라는 것은 욕심에 불과하다.


류현진은 이날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 게티이미지

무너진 멘탈

류현진은 평소 홈런을 허용하더라도 타구를 바라보지 않고 개의치 않는 강심장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날은 정신적인 부분, 즉 멘탈이 무너지는 흔치 않은 장면이 나오고 말았다.

류현진은 4회 카를로스 곤잘레스와 팻 발라이카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9번째 실점을 한 뒤 급격히 흔들렸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2루심이 투구에 대해 지적했고, 급기야 투구 도중 발을 빼는 보크까지 범하고 말았다.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초보적인 실수였다.

이후 류현진은 한층 상기된 표정으로 투구를 급히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다행히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최악의 경기를 경험한 류현진은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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