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도 경계 ‘류현진 천적’ 아레나도의 위력
상대 타율 3할 이상..올 시즌은 홈런 포함 타율 5할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커브 노려 대형 홈런 작렬
류현진(30·LA다저스)에게 10실점 수모를 안긴 장본인은 놀란 아레나도(26·콜로라도)였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8피안타 7사사구 5탈삼진 10실점(5자책점)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류현진의 두 자릿수 실점은 처음이다. 지난 2014년 4월 5일 샌프란시스코전 2이닝 8실점(6자책점)을 뛰어넘는 최악의 투구다. 10실점의 류현진은 이날 역시 패전투수가 되며 시즌 5패(1승)째를 당했다. 콜로라도전에서만 3패다.
직구 구속은 이전 경기와 큰 차이 없었지만 최근 재미를 봤던 변화구의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많은 실점을 했다. 포수 반스의 2회 송구 실책과 리드도 아쉬웠지만 마운드에서 최다 사사구를 범한 류현진의 탓이 더 크다.
류현진 10실점 수모는 아레나도가 주도했다. 아레나도와의 ‘천적’ 관계는 더욱 선명해졌다. 아레나도는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류현진과 2경기 5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 역시 류현진에게 2안타 1볼넷 2타점 3득점으로 강했다. 시즌 상대 타율은 0.857(7타수6안타)까지 치솟았다.
아레나도에게 또 당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99로 치솟았다. 0-10 상황에서 류현진이 내려간 뒤 다저스 타선은 7-10까지 추격하는 힘을 발휘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류현진이 4위를 차지했던 신인왕 투표에서 7위에 머물렀던 아레나도는 몸쪽 공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뒤 2015년(42홈런/130타점), 2016년(41홈런/133타점) NL 홈런 타점 부문 1위에 올랐다. 신인 때부터 차지한 골드글러브는 4년 연속 지키고 있다. NL 역대 최초의 기록이다.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MLB에서도 가장 높은 400억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도 아레나도라면 반갑지 않다. 콜로라도에서 커쇼를 상대로 상대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2명이다. 파라가 36타수 12안타, 아레나도가 39타수 13안타다. 아레나도는 3개의 2루타와 2개의 홈런도 있다.
지난달 10일 홈 경기에서는 1회말 커쇼의 주무기 커브를 받아쳐 대형 홈런으로 만들었다. 정규시즌 커쇼의 커브가 홈런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1~2개에 불과하다. 당시 커쇼는 쿠어스필드에서 3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데뷔 이래 첫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한 날이다.
다저스 홈구장에서 커쇼가 10탈삼진을 잡고 승리투수가 된 날도 아레나도는 안타와 함께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올 시즌으로만 좁히면 6타수 3안타(1홈런) 타율 0.500이다.
커쇼는 지난 샌디에이고 원정에서 7.1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볼넷이 4개나 됐다. 4월 한 달 동안 3개의 볼넷을 내준 커쇼로서는 많은 볼넷이다. 9개의 삼진을 잡았지만 올 시즌 최다인 118개를 던지면서 스트라이크는 75개였다. 직전 경기에서 104개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74개였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 등판에서 많은 공을 던지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다소 떨어졌던 커쇼로서는 각별히 유의할 타자가 아레나도다. 게다가 쿠어스 필드에서 만난다. 커쇼가 쿠어스필드에서 완봉승을 거둔 기억도 있지만 그래도 어려운 곳이다. 18번 등판한 쿠어스필드에서 커쇼가 찍은 평균자책점은 4.7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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