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월북 임지현, 탈북인 예능 프로그램 어떻게 바라봐야하나
탈북인 임지현으로 알려진 재월북인 전혜성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임지현'이 올랐다. 지난 16일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이용되었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전혜성이라는 여성은 대한민국 종합편성채널의 탈북인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임지현으로 밝혀졌다.
해당 영상에서 임지현은 자신의 탈북 과정과 함께 대한민국에서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대한민국 사회를 비난했다. 그는 대한민국 종합편성채널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는 팬카페가 생길 정도로 인기를 얻었지만 그의 재입북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탈북인들의 재입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몇 탈북인 출신 재입북인들은 북한 정권에 의해 전국으로 강연을 다니며 대한민국을 비방하고, 북한 정권을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몇몇 인사들의 설화로 인해 대한민국 비방효과는 없고, 오히려 북한의 실상만 드러나게 하는 부작용만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만명에 이르는 탈북인 사회에서 몇몇 탈북 출신 인사들은 방송에 적극적으로 출연해 북한의 실상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며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이는 북한과 통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종합편성채널들이 시청률과 화제성 경쟁을 벌이면서 탈북인 관련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방송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탈북인들 사이에서도 미묘한 갈등이 생겨났다. 출연 프로그램에 따라 편가르기가 생기고, 파벌이 형성되는 부작용이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인기있는 탈북인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재미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외모가 출중하거나 입담이 뛰어난 사람을 위주로 출연을 시키다보니 북한에 대한 실상을 시청자들에게 알린다는 본래의 취지가 많이 퇴색됐다는 비평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탈북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임지현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재입북을 통해 출연자 선정과 검증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도 출연자들의 외모에 치중하다보니 북한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물론 잘못된 여성관을 시청자들에게 전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남남북녀'라는 실체가 확실하지 못한 속설이 사람들에게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이다.
방송전문가들은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 중인 탈북인 관련 예능 프로그램들이 북한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더 나아가 시청자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적절하지 않은 소재와 부적합한 출연자 선정, 프로그램들간의 과도한 경쟁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탈북인들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사람들이다. 그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하면서 성실하게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탈북인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러한 탈북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탈북인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받아야 한다.
임지현으로 추정되는 전혜성이라는 여성이 탈북인 프로그램 때문에 재월북한건 아니지만 그의 대한민국에서의 방송 활동 경험이 북한 정권에 의해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가볍게 바라볼 수 없다. 탈북인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사회 시민으로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시청자들이 통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보다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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