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부상’ 누가 김재호에게 돌을 던지랴
한국시리즈에서 10타수 무안타 부진
어깨 부상으로 제 실력 발휘 못해
두산의 유격수 김재호에게 올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KIA와의 5차전에서 6-7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두산은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마감하며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9회말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살려내지 못하며 결국 안방에서 원정팀 KIA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두산 입장에서는 시리즈 내내 김재호의 부진이 뼈아팠다.
김재호는 지난 8월 말 정규시즌서 어깨 부상을 당해 이번 포스트시즌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 속에서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에 전부 교체 출전했다. 타석에서는 3타석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격감은 계속 떨어져 있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의 큰 경기 경험을 높이 사며 김재호를 계속 중용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부상 후유증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1~4차전까지 김재호는 9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4차전에서는 KIA 김주찬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처리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결국 5차전에서는 후배 류지혁에게 다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6-7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대수비로 들어온 김재호에게 타순이 돌아왔다.
그러나 김재호는 양현종의 초구에 허무하게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올 시즌 두산의 아쉬운 마지막 타자로 기억되고 말았다.
현재 김재호는 한국시리즈 부진으로 뜻하지 않게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물론 김재호를 향한 비난은 가혹하다.
김재호는 지난해 주장을 맡아 두산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올해 정규시즌에는 91경기에 나와 타율 0.293 7홈런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두산이 2위를 차지하는데 기여했다.
한국시리즈 5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초구를 건드린 것도 결과론에 불과하다. 물론 KIA의 수비 실책으로 만들어낸 2사 만루 상황에서 초구를 하나 지켜봤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반면 투수 입장에서는 만루 상황서 초구 스트라이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재호는 이 틈을 노린듯했지만 결과에서 아쉬움을 남겼을 뿐이다.
부상으로 타격 부진에 빠진 김재호를 대신할 타자도 마땅치 않았다. 대타로 신예 포수 장승현이 나설 수 있었지만 압박감이 심한 상황서 김태형 감독이 파격 카드를 뽑아들기도 쉽지 않았다.
비록 김재호는 올해 한국시리즈 부진으로 실망감을 안겼지만 지난 2년 간 두산 팬들이 그로 인해 웃을 수 있었던 기억마저 지워버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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