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루카쿠? 최악으로 남은 맨체스터 더비
불운이라 할 수 없는 결과물이었다. 유난히도 눈에 띄는 로멜루 루카쿠의 부진이었다.
무득점은 고사하고, 선제골 그리고 결승골 실점 상황에서 잘못된 걷어내기로 팀에 두 개의 실점을 내주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자신의 가치를 다시금 입증할 수 있던 순간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경기였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11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7-18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원정경기서 2-1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맨시티는 맨유와의 승점 차를 11점으로 벌렸고,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1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연출했다.
경기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은 더비전이었다. 맨시티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경기가 경기인 만큼 맨유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지도 관심사였다. 예상대로 맨시티가 경기를 지배했지만 승부는 맨유 공격수 루카쿠의 실책에서 시작됐다.
이날 루카쿠는 무득점은 고사하고, 두 번의 실점 장면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에 가담한 루카쿠는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오히려 실바에게 걸리며 선제 실점을 어시스트하게 됐다. 물론 맨시티 골문이 아닌 맨유 골문을 향해서다. 1-1 동점이 된 후반 10분에도 루카쿠는 수비에 가담해 프리킥 상황에서 공을 걷어내던 중 오타멘디에게 공을 내줬고 이는 결승골로 이어졌다.
최악이다. 두 개의 도움, 수치상 놓고 보면 좋은 기록이지만 자신의 팀이 아닌 상대 팀에 내준 결정적인 패스였다. 오히려 전방에서의 움직임은 느렸고, 전매특허인 강한 압박도 실종됐다. 결정적인 기회 역시 놓쳤다.
경기 막판 마르시알이 내준 패스를 문전에서 밀어 넣었지만 이는 에데르송의 얼굴을 맞고 나왔다. 세컨볼 찬스에서도 에데르송이 막아내며 루카쿠의 맨체스터 더비전 첫 득점 역시 무산됐다. 슈팅 상황에서도 루카쿠는 제대로 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팀에 도움만 안겨주며 팀 패배의 원흉이 됐다.
루카쿠의 너무나도 정확한 킬패스에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 역시 손을 쓸 수 없었다. 경기는 그대로 1-2 맨유의 패배로 끝났고, 루카쿠는 팀 패배의 원흉이 되며 현지 언론은 물론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게 됐다. 억울했지만 루카쿠 스스로 망친 맨체스터 더비 데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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