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화장품 업계…M&A가 승패 가른다
글로벌 화장품 공룡, 한국 브랜드 투자 'K-뷰티' 겨냥
국내 기업 중 LG생건 독보적…중장기적인 전략 필요
최근 국내외 화장품 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이 글로벌 '화장품 공룡'들의 한국 화장품 기업 M&A가 보다 공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류 확산에 힘입어 'K-뷰티'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는 추세여서 글로벌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바디샵(2006년), 입생로랑(2008년), 어반디케이(2013년), NYX(2014년)에 이어 올해 4월 스타일난다를 인수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중국 내 색조화장품 인지도 1위인 스타일난다를 인수한 것이다.
유니레버도 최근 국내 토종 화장품 브랜드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를 3조원에 인수했다. 에스티로더는 지난 2015년 국내 화장품 닥터자르트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LVMH는 클리오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M&A로 몸집을 불리는 사이 국내 화장품 기업 중에서는 LG생활건강만이 M&A 효과를 누렸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경쟁사들이 역신장하는 상황에서 차석용 부회장은 LG생활건강의 내진설계를 위해 M&A 전략을 택했다. 차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에 합류한 후 총 18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이를 통해 '화장품-생활용품-음료'로 구성된 삼각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더페이스샵(2010년), 바이올렛드림(2012년), 프루츠패션(2013년), CNP코스메틱(2014년), 태극제약(2017년), 에이본 재팬(2018년)과도 한식구가 됐다.
LG생활건강의 실적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2005년 이후 13년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1조6526억원을, 영업이익은 15.1% 증가한 267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제품개발에 집중해온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사드악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4484억원, 매출은 1.5% 줄어든 3조2179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분기 영업이익은 30.6% 늘어난 1703억원, 매출은 10% 증가한 1조5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3월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부진은 판매전략과도 관련이 있다. 실제로 해외매출 비중을 보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측면도 있지만 브랜드 가치하락에 따른 경쟁력이 다소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에 견줄 만한 기술력을 갖췄지만 사업확장에 있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장기적인 성장 여력을 높이기 위해선 브랜드 M&A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메이저 브랜드는 이미 높은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M&A에 대해서는 인색하다. 브랜드 개발과 유통에서 M&A까지 브랜드 비즈니스의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면서 "글로벌 화장품 회사들의 사업 확장은 핵심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M&A를 통해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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