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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정치활동 본격화…'황교안계' 형성될까


입력 2018.09.08 04:00 수정 2018.09.08 05:49        정도원 기자

한국당 전당대회 겨냥한다면 원내 세력 필요

원내대표 후보군과 정치적 연대 가능성 촉각

황교안, 당권 도전 묻자 "많은 의견 듣고 있다"
"단합 안 되는 곳 가면 통합 강조" 한국당 겨냥?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정치활동을 본격화함에 따라 황 전 총리를 뒷받침할 정치 세력이 형성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황 전 총리는 7일 오후 서울 양재동 매헌윤봉길기념관에서 청년과의 대담집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황 전 총리는 '권력 의지'를 여러 대목에서 시사했다.

대담집에서 강조한 삼합(화합·단합·융합)과 관련해 황 전 총리는 "어떤 단체에 갔을 때, 단합이 잘 안 되는 자리에서는 화합·단합과 (융합 대신) 통합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당내 통합이 최대 화두인 자유한국당의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최근 여러 말씀들을 하셔서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며 가능성을 한껏 열어뒀다.

정치활동을 본격화한 이상, 황 전 총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뒷받침할 세(勢)라는 분석이다.

전대 겨냥한다면 한국당 원내에 세(勢) 형성해야
"일했던 분들과는 퇴임 후에도 돌아볼 기회 가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 행사를 마친 뒤, 현장에 몰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 전 총리가 정당에 몸을 담는다면 한국당 외에는 활동 공간을 상정하기 어렵다. 가깝게는 내년초에 열릴 전당대회, 멀리 보면 2020년 총선이나 2022년 대선을 겨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를 치르거나 총선 공천 경쟁, 대선후보 경선을 돌파하려면 당내·원내에 확실한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당 활동을 해오지 않았던 황 전 총리에게는 숙제가 생긴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이날 출판기념회에 모습을 나타낸 한국당 의원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황 전 총리의 출판기념회에는 원유철·유기준·이군현·김진태·강효상·송언석·윤상직·이채익·정종섭·추경호 한국당 의원이 참석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황 전 총리와 당정(黨政) 파트너였다.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장관, 윤상직 전 산업자원부장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은 황 전 총리와 함께 국무위원으로 활동했다. 추경호 의원은 국무조정실장으로서 황 전 총리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맡았으며, 이후에도 호흡을 맞춘 경력이 있다.

황 전 총리는 "(오늘 온 한국당 의원들은) 초청하지 않았다. 자유롭게 오신 것"이라면서도 "나와 같이 일했던 분들과는 퇴임 이후에도 서로 같이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보수의 미래' 포럼 이끄는 유기준 참석 주목
원내대표·당권주자간 정치적 연대 형성될까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시절 황교안 전 총리와 함께 내각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열린 황 전 총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황 전 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참석한 의원들 중에서 특히 유기준 의원의 향후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 의원은 '보수의 미래' 포럼을 이끌면서, 최근 원내외에 세력을 활발히 형성해가고 있다. 내년초 당권도전설과 올해말 원내대표 도전설이 함께 나오지만, 내부적으로는 원내대표 도전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적으로 볼 때 올해 12월에 원내대표 경선이 있고, 이 때 선출된 원내대표가 당연직 비상대책위원이 돼서 내년초에 치러질 '전당대회 룰'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에 원내대표 후보와 당대표 후보 간에 연대하는 과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유 의원이 황 전 총리와 정치적으로 연대하게 될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황 전 총리가 '보수의 미래' 포럼에서 특강을 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져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유 의원은 황 전 총리 외에도 또다른 잠재적 당권주자인 이완구 전 국무총리나 김태호 전 최고위원과도 우호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황 전 총리와 연대한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 전 총리가 세력을 수월하게 형성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권력의지를 나타내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당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학습효과'가 있어서, 많은 의원들이 황 전 총리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며 "과연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인물인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황 전 총리의 경기고등학교 동문 선배에 해당하는 정치권 관계자는 "황 전 총리는 경기고 재학 중에 상당한 책임감이 필요한 자리를 맡아 리더십을 보여준 적이 있다"며 "정치적 리더십이 없는 인물은 아닐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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