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5위 멀어진 LG, 혹시 '류중일-김재박' 평행 이론?


입력 2018.09.29 19:39 수정 2018.09.30 15:29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명 유격수-왕조 구축’ 뒤 LG에서의 실패 닮아

LG 부임 첫 해 고전 중인 류중일 감독. ⓒ LG 트윈스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 부진에 빠진 LG 트윈스의 가을야구가 사실상 멀어지고 있다.

LG는 28일 반드시 잡아야 했던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경기 후반 불펜이 무너지며 2-6으로 패해 7위로 추락했다. 6경기만을 남겨둔 LG는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71승 1무 72패로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한다.

공교롭게도 올해 LG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치르는 류중일 감독의 행보는 10여 년 전 LG 지휘봉을 잡았던 김재박 전 감독과 닮아가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KBO리그의 역사를 대표하는 명 유격수 출신이다.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는 김 전 감독이 5회, 류 감독이 2회다.

또한 두 사람은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 코칭스태프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타격 및 벤치 코치, 류 감독은 3루 주루 코치를 맡아 한국의 4강 진출에 기여했다.

감독으로서 소속팀을 '왕조'로 군림시키며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일궈냈다는 공통점도 있다.

김재박 전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를 이끌고 1998년 이후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이후 두 사람의 감독 경력은 LG로 이어졌다. 김 전 감독은 2007시즌부터, 류 감독은 2018시즌부터 LG의 지휘봉을 잡았다. 두 감독은 부임 첫해 구단으로부터 거물 FA 영입이라는 화끈한 지원을 받았다. 김재박 전 감독은 4년 총액 40억 원의 투수 박명환을, 류중일 감독은 4년 총액 115억 원의 외야수 김현수를 지원받았다.

9월 28일 현재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그러나 김재박 전 감독은 LG 부임 첫 해인 2007년 시즌 막판까지 4위 싸움을 벌였지만 뒷심 부족으로 5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후반기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류 감독의 올 시즌은 김 전 감독의 LG 첫 시즌이었던 2007년을 닮았다.

추락의 이유도 흡사하다. 불펜 필승조는 몇몇 투수의 혹사로 일관하고 있다.

2007년 LG의 필승조는 마무리 우규민을 중심으로 좌완 류택현, 우완 김민기가 전부였다. 올 시즌 LG의 필승조가 마무리 정찬헌을 중심으로 좌완 진해수, 사이드암 신정락이 전부인 것과 흡사하다. 투타를 통틀어 새로운 얼굴 발굴에 인색한 채 기존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공통점이다.

두 감독이 투수력 보강을 이유로 납득하기 어려운 트레이드에 나선 것도 흡사하다. 김재박 전 감독은 2009시즌 도중 내야수 김상현과 박기남을 KIA 타이거즈에 내주고 투수 강철민을 영입했다. 하지만 그해 강철민은 한 경기도 뛰지 못한 반면 김상현은 36홈런과 127타점으로 홈런왕 및 타점왕을 차지하며 KIA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류중일 감독은 내야수 강승호를 SK 와이번스에 내주고 투수 문광은을 데려왔다. SK 이적 후 강승호는 타율 0.356 2홈런 18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27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LG 이적 후 문광은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2.15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1.181에 그친 끝에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1군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이래 3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 김재박 전 감독. ⓒ LG 트윈스

김재박 전 감독은 2008년 최하위인 8위, 2009년 7위로 몰락한 뒤 LG와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후 그는 다시 현장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층이 두텁고 전력이 탄탄한 현대 시절의 경기 운용을 LG에서 고집한 것이 실패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올 시즌 류중일 감독 역시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LG에서 '삼성 왕조' 시절의 야구관을 고집한 것이 실패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로 인해 당장 올해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와 무관하게 내년 이후 팀 운영 방식에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김재박 전 감독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류중일 감독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정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