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받은 임은수, 22일 프리 후 벨과 대면
사과 없던 벨, 미국 선수단 통해 사과 의사 전해
22일 프리스케이팅 마친 뒤 따로 만나기로
임은수(16·신현고) 종아리를 고의로 찍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머라이어 벨(23·미국)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1일 “벨이 미국 선수단을 통해 임은수에게 사과 의사를 표했다”고 알렸다. 지속적으로 고의적으로 임은수를 괴롭혀온 것으로 알려진 벨의 뒤늦은 사과지만 임은수는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빙상연맹은 올댓스포츠 요청에 따라 ISU에 항의했다. 내용을 접수한 ISU는 한국과 미국 선수단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벨의 사과 소식이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미국 선수단 관계자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명한 뒤 "훈련 음악이 시작돼 못했던 사과를 벨이 하고 싶어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은 20일 발생했다. 임은수의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 주장은 이렇다.
임은수는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19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공식연습 중 벨과 충돌해 종아리를 다쳤다.
6조 두 번째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점검한 임은수가 연기를 마친 뒤 오른쪽 링크 사이드에 붙어 천천히 스케이팅을 하던 중 다음 순서로 연습에 나서던 벨의 스케이트날에 종아리를 찍혔다.
임은수가 다른 선수들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링크사이드에 최대한 붙어 이동 중이었는데 임은수 뒤쪽에서 벨이 다가온 것을 생각하면 고의성이 짙어 보인다는 것이 임은수 측 주장이다.
쇼트프로그램 출전 6시간을 앞두고 일어난 사고로 인해 임은수는 종아리 통증을 호소했다.
미국 LA에서 임은수와 같은 코치 밑에서 함께 연습해 온 벨은 최근 수개월 동안 임은수의 연습을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폭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를 단순 사고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벨의 연인을 비롯한 지인들은 SNS를 통해 “사고다. 루머를 퍼뜨리지 말라”는 글을 남겼고, 한국의 임은수 팬들은 벨의 인스타그램에 “사고를 저질렀으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사과조차 하지 않고 버티던 벨은 뒤늦게 선수단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임은수와 벨은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따로 만날 예정이다. 세계선수권대회 프리 연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일정을 경기 후로 미뤘다. 둘은 22일 각각 쇼트프로그램 5,6위 자격으로 프리 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임은수는 어려움 속에도 쾌거를 이뤘다.
트레이너로부터 종아리 치료를 받은 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선 임은수는 기술점수(TES) 40.43점, 구성점수(PCS) 32.48점으로 합계 72.91점을 받으며 출전 선수 40명 중 5위에 올랐다. '피겨퀸' 김연아 이후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첫 ISU 공인 대회 70점 돌파다. 이어 등장한 벨은 임은수보다 1.65점 낮은 71.26점(6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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