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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서 '김정은과 대화' 외친 文대통령…北호응이 관건


입력 2019.06.17 02:00 수정 2019.06.17 05:50        이충재 기자

나흘연속 '대화제의' 스웨덴 의회 연설서 '대화' 18번 거론

靑도 '6월 남북정상회담' 띄우기…"김여정 통한 조의 주목"

나흘연속 '대화제의' 스웨덴 의회 연설서 '대화' 18번 거론
靑도 '6월 남북정상회담' 띄우기…"김여정 통한 조의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휀 하우스에서 열린 '한-스웨덴 소셜 벤처와의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휀 하우스에서 열린 '한-스웨덴 소셜 벤처와의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 키워드는 '신뢰를 통한 대화'였다. 6박 8일 간의 순방 기간 동안 의회연설과 공동기자회견 등 공개 발언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잇따라 정상회담을 제안하며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손짓했다.

"대화 재개될 것"→"언제든 만날 준비"→"6월 가능"

북유럽에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메시지는 점층법을 구사하듯 '만남 제안'부터 시작해 점차 시기와 방법, 회담 조언까지 구체화됐다.

10일(현지시각) 한‧핀란드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선 "남북과 북미 간 '대화의 계속을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기에 조만간 남북·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순방에서 처음으로 '대화'의 불씨를 당긴 발언이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1년6개월 이상 북한으로부터 핵실험이라든지, 중장거리 미사일 같은 국제사회를 긴장시키는 도발이 없었다"면서 남북‧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의도적으로 북한 도발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

이어 12일 노르웨이 '오슬로포럼'에선 "나는 언제든 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공개 제안했다. 이후 한·노르웨이 정상회담과 스웨덴 의회연설 등 나흘연속 김 위원장과 대화를 강조했다.

'金 하고싶은 것 다해'…저자세 대북접근 지적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6월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시기와 장소 형식은 김 위원장의 '선택'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이 그동안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무시하거나 미사일로 답하는 상황에서 대화론에 매달려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성공적 회담을 위한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한‧스웨덴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협상 진전을 위해선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톱다운 방식에 의존한 협상을 지양하고, 사전에 북미 간 실무 단위의 충분한 의견 조율이 있어야 '노딜'을 피할 수 있다는 충고에 가깝다.

靑 '6월 남북정상회담' 띄우기…北 여전히 '냉랭'

청와대도 '6월 남북정상회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이희호 여사 별세에 조화·조전을 보내는 과정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보낸 것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적극적인 문 대통령의 대화제의에 비해 아직까지 북한의 반응은 냉랭하다. 남북 간 상시 채널인 연락사무소 소장회의는 북측 소장의 불참으로 넉 달째 공전 중이다. 북한 선전매체들의 대남 비판도 여전하다. 북한의 대외매체 '메아리'는 "북남관계개선을 말로만 외칠 때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여권 한 관계자는 "북한이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아들고 웅크리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대통령의 발언에서 북한과 물밑 대화가 이뤄진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최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와 북한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한 것을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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