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소사, SK 통합 우승 ‘빨간불’?
2위 두산 베어스에 쫓기고 있는 선두 SK 와이번스가 힘겨운 승리를 따내며 3.5경기차를 유지했다.
SK는 1일 인천 문학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9 KBO리그’ LG트윈스전에서 타격전 끝에 9-6 승리했다.
SK 타선은 홈런과 2루타를 각각 3개씩 몰아치며 9득점에 성공, 그간의 득점력 저조 현상을 지웠다. 타선의 폭발에도 경기 흐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외국인 선발 소사의 난조 때문이다.
소사는 1회초 1탈삼진 포함 삼자범퇴로 쾌조의 출발을 끊었다. 하지만 SK가 3-0 앞선 2회초 1사 후 채은성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을 맞으며 1-3 추격을 허용했다. 몸쪽 높게 들어온 포크볼을 채은성이 놓치지 않았다.
2회말 SK는 정의윤의 3점 홈런으로 6-1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가르는 듯했다. 하지만 소사는 3회초 1사 후 이천웅과 오지환에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이형종과 김현수에 백투백 홈런을 맞아 5-6 추격을 허용했다.
후속 타자 페게로에 중전 안타 포함 5연속 피안타로 소사가 극도의 난조를 노출하자 염경엽 감독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 소사는 곧바로 강판됐다.
소사는 2.2이닝 6피안타 3피홈런 1볼넷 5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올 시즌 최소 이닝 소화에 그쳤다. 공격력만 따지면 리그 중하위권인 LG 타자들이 소사의 패스트볼과 포크볼을 모두 받쳐 놓고 공략하는 듯했다.
어느덧 KBO 8년차인 소사는 다익손의 대체 선수로 영입, 6월 9일 문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KBO리그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이후 8월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9경기에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2.73 피OPS 0.584로 순조로웠다. 해당 기간 56이닝에서 6개의 홈런을 허용해 9이닝 당 피홈런은 0.96개였다.
하지만 지난달 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기점으로 9월 1일 경기까지 소사는 5경기에서 2승 1패에 그치는 동안 평균자책점 5.81 피OPS 0.802로 부진했다. 해당 기간 피홈런은 6개로 9이닝 당 피홈런은 2.05개로 두 배 이상 껑충 솟아올랐다. 소사의 구위 및 제구가 크게 흔들리고 있음이 드러난다.
2018시즌 종료 뒤 LG와 재계약하지 않은 소사는 겨우내 쉬지 않고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치렀고, 이어 대만 프로야구에서 뛰었다. 휴식 없이 겨울을 보낸 여파가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985년 7월생으로 만 34세의 소사의 구속과 구위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견해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소사가 5.2이닝 5피안타 1피홈런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자 염경엽 감독은 “순위가 확정되면 가장 먼저 소사에 휴식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SK의 순위가 확정되기 전까지 소사에 휴식을 주기는 어렵다고 풀이된다.
두산이 막판 스퍼트로 맹추격하는 가운데 SK는 팀 성적 부진에 소사의 난조까지 겹쳐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소사가 파이어볼러의 명성에 걸맞은 강속구를 되찾아 SK의 정규시즌 우승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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