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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스타일?’ 롯데 트레이드 피바람 부나


입력 2019.09.04 11:50 수정 2019.09.07 07:1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롯데 자이언츠, 37세 젊은 단장 파격 선임

효율성 추구할 경우 연쇄 트레이드 가능성

성민규 단장이 '엡스타인 철학'을 계승한다면 적극적인 트레이드에 나설 수 있다. ⓒ 롯데 자이언츠

체질 개선을 갈망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파격적인 단장 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3일 성민규(37) 신임 단장을 선임을 발표했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7월 사임한 이윤원 단장의 빈자리를 채움으로써 본격적인 팀 개편 작업에 착수한다.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미국 네브라스카대학에서 유학한 성 단장은 2007 KBO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2차 4라운드)돼 KIA에 입단했으나 2년 만에 퇴단했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너리그 선수 생활했다.

롯데 구단 측은 성 단장에 대해 프로야구단 단장과 감독을 목표로 전문성을 연마해 왔으며, 26세에 미국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정식코치를 시작으로 꾸준히 승진하는 등 MLB에서도 역량을 인정받았고 적극적 소통과 문제 해결 능력이 높이 평가된다고 소개했다.

주목할 점은 그가 시카고 컵스에 몸담으며 테오 엡스타인 사장의 야구 철학을 직, 간접적으로 배운 사실이다.

엡스타인은 20대에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직에 올라 86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깼고, 이후 시카고 컵스 사장직을 맡아 108년간 이어졌던 염소의 저주를 깨뜨린, 이른바 ‘저주 파괴자’로 불린다.

엡스타인의 철학은 독특하면서도 확고하다. 그는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 선수 구성으로 오로지 우승만을 바라봤다.

대표적인 사례가 레드삭스의 간판 선수였던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충격적인 트레이드였다. 엡스타인 단장은 2004년 가르시아파라를 트레이드 시킨 뒤 보스턴 팬들로부터 엄청난 원성을 들었으나 곧바로 우승을 차지, 비난 여론을 잠재웠다.

이후에는 부상 위험과 하락세가 찾아온 페드로 마르티네즈, 데릭 로우 등 20승 투수들을 붙잡지 않고 FA로 내보냈으며, 높은 연봉을 받지만 라커룸 분위기를 헤치는 매니 라미레즈를 내치는 등 팀의 효율성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경영을 펼쳤다.

성민규 신임 단장. ⓒ 롯데 자이언츠

만약 성민규 단장이 엡스타인의 철학을 계승한다면 롯데에도 트레이드 피바람이 불어 닥칠 가능성이 상당하다.

자연스레 시선이 모아지는 선수는 이대호다. 이대호는 롯데의 상징으로 불리나 올 시즌 에이징 커브가 찾아오며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만약 성 단장이 트레이드 카드를 꺼낸다면 이대호도 리스트 후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이버 매트릭스를 기반으로 한 선수 구성도 기대가 된다. 성 단장이 ‘활발한 출루에 중점을 둔 도전적 공격야구’라는 팀 컬러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각 팀에서 이른바 ‘눈 야구’를 펼칠 수 있으나 다른 능력치가 부족하고, 이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의 영입이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엡스타인의 파격 행보는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기에 성공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3년 내 롯데 우승을 기치로 내건 성민규 단장 체제가 과연 어떤 성과를 낼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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