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불과 4명, 지역도 '험지'
여성 8명 중 5명이 현역의원
지역구 현역 승승장구, 靑 출신도 방긋
이변·감동 없어 흥행실패 우려
민주당이 5차까지 진행한 80개 지역 경선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른바 ‘586’세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80명 가운데 여성은 8명이었고, 45세 미만 ‘청년’은 4명에 불과했다. 공정한 경선을 위해 여성과 청년, 신인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았고 경선의 높은 벽만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선 통과자 80명의 평균 나이는 54.6세였으며 50대 후보자가 50명(62.2%)으로 최다였다. 60대 이상 후보자가 17명이었으며, 40대는 12명, 30대는 1명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후보자 비율이 83.7%로 기성세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남성이 72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경선을 통과한 여성 후보자 면면을 살펴보면 현실은 더욱 냉혹하다. 서영교 의원, 박경미 의원, 이재정 의원, 정춘숙 의원, 송옥주 의원 등 현역의원이 8명 중 5명이었다. 현역의원 신분이 아닌 남영희 후보, 문정복 후보, 양향자 후보도 청와대 출신이거나 문재인 대통령 영입인재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었다. 웬만한 이력으로는 경선에서 명함도 내밀기 쉽지 않았던 셈이다.
45세 이하 청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더구나 힘들게 경선을 통과했더라도 보수 우위의 지역이어서 당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장철민 전 민주당 정책조정실장이 출마한 대전 동구나 박남현 전 청와대 행정관이 도전한 경남 창원마산합포는 보수진영 텃밭으로 여겨지며, 여성이자 청년인 이재정 의원이 선택한 안양만안을은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6대 국회부터 무려 5선을 했던 아성이다.
반면 지역구 현역의원은 26명 중 19명(73%)이 수성에 성공하는 등 기득권을 지켰다. 1차 경선에서 이석현 의원, 이종걸 의원, 유승희 의원, 이춘석 의원 등 다선중진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관심을 모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당내에서는 오히려 “이변이라기 보다는 친문 당원들이 결집한 효과가 아니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탈락한 다선중진 의원들 대부분이 ‘비문’으로 분류된다.
경선에 참여하는 지역구 현역의원들의 숫자도 27명으로 적다. 불출마 선언을 했거나 컷오프된 지역구 의원 21명을 빼면, 경선을 치르는 현역은 30% 수준에 그친다. 이해찬 대표는 “당초 목표했던 ‘현역 20% 교체’를 넘어설 것”이라며 “질서있는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감동이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청와대 출신들도 비교적 승률이 좋았다. 청와대 출신 28명이 도전해 이 가운데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정태호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등 15명이 경선을 통과했다. 대통령직속 균형발전위원회, 농어업특위, 민주평화통일위원회 등 간접적인 위원회 출신 10명까지 포함하면 총 25명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 지도부를 향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역의원 혹은 청와대 출신이거나, 지역위원장으로 오랜 활동을 하지 않고서는 가산점이 있더라도 경선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결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로 선거운동이나 공약발표를 하기도 힘든 깜깜이 경선이 기득권을 공고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김종인 대표에게 컷오프를 당한 충격에 시스템공천을 너무 고집했던 것 같다”며 “공천갈등이 심한 것도 문제지만, 너무 조용한 것도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