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사무총장 명의 보좌진 채용 공문 발송
노골적인 '자기사람 심기'와 타정당 보좌진 배척
실무진마저 '편 가르기' 채용...씁쓸한 정치현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21대 총선 당선인들에게 보낸 ‘보좌진 구성 안내’ 공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기사람 챙기기는 물론이고 타정당 보좌진에 대해서는 ‘사상검증’을 노골적으로 주문해서다. 당 차원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내린 것은 “처음 본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반응이다.
가이드라인은 크게 다섯 가지 항목으로 돼 있다. △20대 낙선 국회의원 보좌진 우선 임용 △기타 친인척 채용, 보좌진 편법운영 불법 및 사회적 지탄을 받는 행위 금지 △중앙당 추천하는 중앙당 사무직 당직자 임용 △타당 출신 보좌진 임용시 정밀 검증할 것 △보좌진의 당적 보유 등이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것은 네 번째 ‘타당 출신 보좌진 임용시 정밀 검증할 것’이라는 항목이다. 세부설명에는 ‘업무능력 외 정체성 및 해당행위 전력 철저히 검증’과 함께 패스트트랙 당시 미래통합당 보좌진의 경우 민주당 보좌진과 물리적 충돌이 있었음을 양지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실상 타정당 출신 보좌진은 채용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주당 의원실이나 당직자 출신을 우대하는 것은 이해해도, 타정당 보좌진을 배척하라는 안내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전문성을 갖춘 보좌진이나 의원실 실무진들의 경우 여야 정당을 떠나 의원실을 옮기는 경우가 꽤 있다. 물론 민주당은 “안내일 뿐 채용 권한은 당선자의 몫”이라는 입장이지만, 실무진까지 정당 간 편 가르기 행태에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보좌진이 적지 않았다.
미래통합당 보좌진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태 보좌관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결론적으로 당직자 우선 채용하고 미래통합당 사람들은 뽑지 말라는 얘기인데, 이런 (안내 공문은) 처음 봤다”며 “민주당에 적합한 인재로만 채용하라는 당연한 얘기인데 굳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으니 배제하라는 얘기가 맞느냐. 보좌진들 마저 편을 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8대 국회 당시 민주당 의석수가 많이 줄고 새누리당이 크게 늘 당시 5급 비서관 이상은 많이 없었지만 6급 이하는 진보보수와 상관 없이 민주당에서 많이 새누리당으로 넘어오기도 했다”며 “지금 미래통합당 보좌진 중에는 민주당 출신들도 많은데 이렇게 단절을 시켜버리는 게 참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