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건설 레볼루션①] 코로나19가 바꾼 분양 시장…‘사이버 모델하우스’


입력 2020.05.20 06:00 수정 2020.05.20 05:22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사이버 모델하우스 이용할 의향 있다”, 90% 이상

분양 시장 비대면 고객서비스 확산…드론·챗봇 등 서비스 형태도 다양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국내외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순식간에 뒤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균형을 이루던 오프라인과 온라인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급격히 기울자 기업들은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급변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저마다 생존 전략을 재정립하기 시작했다. 온라인과는 다소 거리가 멀 것 같은 건설부동산시장도 변화의 물결을 피해갈 수 없었다.


새 아파트 시장에서 대면 접촉을 피하려는 수요자들이 증가하며, 청약을 앞둔 아파트 단지를 소개받고, 쌍방향 소통까지 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재건축사업 현장에서는 조합원들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총회를 개최하는 신 풍속도가 연출되기도 했다. 비대면 마케팅 확장 외에도 고유 영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설사도 속속 등장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려는 건설 업계의 전략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한 아파트 단지의 현장 견본주택을 방문하기 위해 견본주택 앞에 수만명의 방문객들이 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데일리안 한 아파트 단지의 현장 견본주택을 방문하기 위해 견본주택 앞에 수만명의 방문객들이 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데일리안

“요즘 견본주택에 직접 가는 사람 있나요? 가더라도 입장이 제한되기도 하겠지만, 온라인이 워낙 잘돼 있어서 내가 원하는 아파트에 대한 궁금증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는 부동산 전문가, 유명 방송인 등이 출연해 특정 아파트 분양단지의 입지 설명과 모델하우스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견본주택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하나면 평면, 커뮤니티, 상품 특장점 등 단지와 관련한 모든 궁금증을 어디서든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아파트 청약의 첫번째 단계는 모델하우스에 직접 방문해, 직원 상담을 받는 것 부터 시작하는 게 당연했다. 견본주택 앞에 수만명의 방문객들이 장사진을 이뤄야 비로소 인기가 많은 단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대면 영업이 힘들어지면서 건설업계에도 언택트(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사이버 모델하우스 방송이 최근 몇달 사이 주요 마케팅 방법으로 자리잡게 됐다.


사이버 모델하우스 방송은 VR, AR 등의 기술로 실제 견본주택을 촬영해 현장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도 다양한 홍보 방식 중 하나로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활용됐지만, 큰 호응을 받진 못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정보의 온라인 공유 방식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 늘었고, 제공하는 정보 또한 하루가 다르게 진화 하고 있다.


최근 한 아파트 단지의 분양 전용 챗봇&채팅 상담 솔루션이 도입된 모습.ⓒ현대건설 최근 한 아파트 단지의 분양 전용 챗봇&채팅 상담 솔루션이 도입된 모습.ⓒ현대건설

최근에는 온라인 서비스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현장 담당자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쌍방향 서비스는 기본이다.


수요자의 온라인 정보 습득 능력 향상에 맞춰 챗봇 서비스도 도입됐다. 챗봇 역시 사용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구현된 프로그램으로 상담과 대화가 필요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사이버 홍보만으로는 수요자들의 궁금증을 완벽히 해소 해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면대면 영업으로 계약까지 이뤄지는 청약 시장의 특성상 사이버 마케팅은 결정적 수단으로 활용 될 수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최근 사이버 견본주택 단지들이 큰 관심을 받은데 이어 높은 청약경쟁률까지 기록하며, 건설업에서는 불가능 할 것 같던 ‘언택트 소비’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에 대해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물 견본주택을 통한 집객을 진행하지 않아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드론과 가상현실 등 첨단기술과 함께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가 코로나 사태 이후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직방이 어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는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회사는 아파트 청약 계획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 416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분양 트렌드 변화와 사이버 모델하우스 관련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92%인 3835명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가 96.2%로 사이버 모델하우스 이용 의향이 매우 높았다. 특히, 60대 이상 87.9%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90% 이상의 이용 의사를 보였다.


현장 담당자가 직접 유튜브에 출연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서비스 모습.ⓒGS건설 현장 담당자가 직접 유튜브에 출연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서비스 모습.ⓒGS건설

다만,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어떤 형태로 발전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각 건설사에서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등 사이버 모델하우스와 함께 온라인 홍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지금까지 분양 현장은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충분히 홍보가 잘된 단지들일 수 있으나, 향후 지방에서도 미분양 등 악성 사업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집객이 필요한 현장 마케팅도 요구될 수 있다. 아무래도 코로나가 진정된다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동시에 운영되는 형태로 바뀔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분양 시장에서 현장 모델하우스도 중요하지만, 직접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으로 수요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이 나타났다”며 “온라인이 분양현장의 마케팅 홍보수단으로 발전·활용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해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