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소비1단계 /AQ 지수높이기
지난 5월, 규모와 시설 면에서 전국 6위권에 속한다는 남양주 다산 정약용 도서관이 개관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관을 하고도 대여만 가능했던 도서관이 지금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조심스레 반기고 있다.
“드디어 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구나” 유배지에서 다산 정약용이 한 말이다. 인생의 난관에서 좌절과 포기가 아닌 긍정과 희망의 마음으로 지체 없이 돌아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산 정약용이 그러했다. 18년 긴 세월을 원망이나 좌절 속에서 보내지 않고 방대한 저술활동을 통해 척박한 유배지를 학문의 성지로 승화시킨 교훈을 안겨준 엄청난(위대한?) 인물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지금의 이 시기에도 서슴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래의 우리나라를 짊어질 아이들을 동반하고 도서관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습득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이러한 행위들은 누구에게나 잠재된 인간의 기본적인 성공에 대한 열망의 표출일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IQ (지능지수)나 EQ (감성지수)보다 AQ (Adversity Quotient,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AQ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라는 개념으로 역경을 얼마만큼 잘 극복 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지표로, 1997년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폴스톨츠가 만든 용어이다. 역경에 굴하지 않고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을 가리킨다.(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756498&cid=43667&categoryId=43667)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도 그랬듯이 성공한 사람들에게 “성공의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하나같이 ‘열정’이라고 답한다. 아마도 AQ가 무척 높은 이들임을 확신해 본다.
예술가에게 있어서도 이러한 AQ 성공공식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역경에 굴하지 않고 연금술사가 되어 대대손손 우리들에게 알려진 뛰어난 AQ지수를 지닌 화가들이 있다. 그들 중에서도 야수파의 창시자인 화가 앙리마티스(HENRI MATISSE)를 꼽아본다.
회화, 조각, 종이오리기를 포함한 그래픽 아트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명성을 떨친 마티스는 법률가 출신이다. 20대 초반, 충수염과 합병증으로 1년여 시간을 쉴 수 밖에 없어진 그는 병상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로인해 느껴진 평범함 삶 속에서 누락되어졌던 어떠한 강력한 힘을 본능적으로 느끼며 화가의 세계에 입문한 마티스는 일흔을 넘겨 결장암에 걸리면서 또 한 번의 역경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세상도 무심한 것이, 수술로 생명은 건졌으나 상처가 감염되어 탈장이 생겼고, 결국 마티스는 남은 13년 동안을 거의 침대에만 묶여 지내야하는 절망스러운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이때 마티스에게 또 한 번의 커다란 AQ와 더불어 놀라운 예술지능이 발휘 되었고, 자유롭지 못한 신체로 인해 그만의 예술적 수단으로서 창시된 작업방식이 탄생되었다. 바로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하게 알려진 ‘종이오리기’ 작업이다.
마티스는 자신의 종이오리기 작품들에 쓰인 색채와 유희적인 경쾌함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희망을 품게 해줄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침상에 자기 그림을 걸어줄 만큼 자신의 작품에 쓰인 색들이 건강하게 빛난다고 여겼다. 이렇게 마티스는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앤디워홀조차도 ‘마티스가 되고 싶다’라고 할 정도로 누구나 부러워할 경지에 오르는 창조적 퇴행을 역사에 남기며 모두에게 희망을 품어주는 그림을 남겼다.
이처럼 우리는 더 잘 살기 위한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AQ 성공지수를 높여가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고난의 역경을 헤쳐내고 성공적인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남다른 AQ를 지닌 작가들의 열정 담긴 작품들은 반드시 실견하기를 추천한다. 여러분의 AQ 성공 지수를 향상 시킬 미술소비 1단계인 AQ 미술감상은 보면 볼수록 행복한 감상의 즐거움에 빠지는 엔돌핀 넘쳐나는 만족스러운 예술소비이자 이는 곧 나의 성공과 귀결 될 것이다.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미술소비 3단계를 각각 언급하며 소개한바 있다. 1단계는 미술감상, 2단계는 미술품 소장, 그리고 3단계는 미술투자라 하였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119&aid=0002414937)
이번 미술소비 1단계와 함께 본다면 슬기로운 예술소비의 방향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글/홍소민 이서갤러리 대표(aya@artcorebrow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