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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는 '탈아베'를, 아베는 '푸틴'을 꿈꾼다?


입력 2020.09.18 04:00 수정 2020.09.17 23:54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스가, 코로나 대응 강조하며 조기총선 시사

공명당 반대기조…단기간 내엔 어려울 듯

"연말·내년 조기 총선 가능…스가, 목소리 낼 것"

스가 입지 흔들리면 '아베 재등판' 가능성도

(왼쪽부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자료사진). ⓒAP/뉴시스 (왼쪽부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자료사진). ⓒ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조기총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6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경제의 양립"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쨌든 1년 이내에 중의원 해산·총선거가 있을 것"이라며 "시간 제약도 시야에 넣으며 생각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 임기는 내년 9월까지이고, 일본 헌법상 총리는 중의원 해산의 전권을 갖는다.


'무파벌'인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를 배출한 '호소다파' 등 당내 주요 파벌 5개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총리직에 올랐다. '아베 계승' 의지를 거듭 피력해온 스가 총리는 아베 정권 인사들을 대거 중용해 '아베 내각 2기에 불과하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스가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고,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해나갈 경우 조기총선 통해 장기집권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가파' 구축에 성공하고 여타 파벌의 지지를 확보할 경우 독자노선, 즉 '탈아베' 노선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자민당 내 '캐스팅 보터'로 평가받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언제 (중의원) 해산이 있어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며 "내일이라도 좋다"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자민당 4위 파벌 수장으로 주요 파벌 중 가장 먼저 스가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자민당과 함께 연정을 꾸리고 있는 공명당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선거 준비 차질을 이유로 연내 중의원 해산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단기간 내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아 총리직에 오른 스가 총리가 당분간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년 말이나 내년에 재선거(조기총선)를 할 수 있다. 그때는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왼쪽부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자료사진) ⓒ AP/뉴시스 (왼쪽부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자료사진) ⓒ AP/뉴시스
스가 흔들리면 아베 주목도 올라갈 수도
"아베, 푸틴 많이 연구한 것으로 생각"


스가 총리의 '탈아베' 가능성과 별개로 아베 전 총리의 재등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분위기다. 아베 전 총리는 건강문제로 총리직에서 물러났지만, 의원직을 유지하기로 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과 잇따라 연락을 취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스가 정권이 당분간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겠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거나 아베 집권기에 축적된 문제들이 터져 나올 경우 '아베 재등판'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마쓰모토 마사오 사이타마대 교수는 일본 TBS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떨어질 경우 "역시 아베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아베 전 총리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재집권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에게 정권을 잠시 맡겼다 되찾은 것처럼 건강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한 뒤 총리직에 복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CBS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전 총리 복귀와 관련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많이 연구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에게 잠시 정권을 넘겨준 적이 있다며 "스가가 사실상 권력을 잡지 못했을 때, 그러니까 향후 1년간 스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아베 전 총리 재등판 여부가) 사실상 달려 있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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