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속기록도 '무시'…노영민 "'살인자 발언' 안했다…속기록 보라"

與김태년 원내대표마저 제지하고 나서

"비서실장님, 발끈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13일 2021년 예산안을 논의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에게 살인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가짜뉴스가 나오나 했더니 여기서 나오는군요! 속기록을 보세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1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노 실장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이번 주말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 코로나19가 확산하면 그 부분은 노실장 말씀대로 살인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노 실장은 "집회 금지 쪽으로 한번 세게 추진해보겠다"며 "집회 주동자들이 방역 당국 명령을 지키지 않아 확진자나 사망자가 나오면 비난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어떤 비난인가"라고 묻자 노 실장은 "제가 지난번에 과하다고 했던 (살인자) 표현을 다시 하라는 말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운영위원회 지난 4일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 회의록.ⓒ데일리안

노 실장은 "국민을 대상으로 살인자라고 한 것에 입장 변화가 없는 것이냐"라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해서도 언성을 높여가며 "그런 말씀을 드린 적 없다. 허위로 자꾸 되물으시면 안 된다"고 했다.

배 의원이 "허위라고 하면 안 된다. 살인자 발언은 노 실장이 했다"고 하자, 노 실장은 "국민을 대상으로 말씀드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운영위원장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노 실장을 말리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비서실장님, 그렇다고 그렇게 반응하면 어떡하나"며 "발끈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만하자"고 노 실장을 제지했다.

앞서 노 실장은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8·15 광화문집회를 주동한 보수세력에 대해 "살인자"라고 하면서 여야 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