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 에어부산 등 유상증자 청약 성공...주가도 상승세
주식가치 희석 악재에도 유동성 효과로 주식발행시장 자금 쏠림↑
코스피가 역대급 최고치 경신으로 분위기를 달구자 유상증자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밀려드는 거대한 유동성이 주식 발행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유상증자 흥행몰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상증자를 단행한 기업들 중에는 주식가치 희석 하락 요인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폭이 확대되는 여파로 나타나는 등 증시호황 수혜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펀드는 지난 13~14일 이틀간 유상증자 청약을 받았는데 발행 예정 주식 2314만8149주에 2719만177주가 몰려 청약률 117.46%를 기록했다.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청약된 주식 수는 1989만7949주인데 729만2228주가 초과 청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주식이 모집금액을 뛰어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한 셈이다. 주식가치 희석 우려에도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7일 맥쿼리인프라펀드는 지난 14일(1만800원)보다 상승한 1만1000원에 거래됐다.
앞서 에어부산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유상증자 일반공모 청약에서 2조1000억원이 몰렸다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청약경쟁률도 627대1을 기록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에어부산은 저비용 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청약 증거금을 기록하기도 했다.
에어부산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등 운영자금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직격탄을 그나마 만회했다.
맥쿼리인프라펀드 뿐 아니라 에어부산 역시 신규투자에 대한 재원 마련과 차입금 상환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역대급 증시밀물 덕에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진행한 두산퓨얼셀도 33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해 지난 7~8일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 약 4024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모집금액을 뛰어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했고, 두산중공업은 1조2125억원어치 신주 투자수요를 모두 확보하는 등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된다"며 "두산중공업의 신용도 하락은 사업과 재무측면의 결합된 결과이고 부진한 영업실적, 과중한 금융비용 및 자본적지출을 감안하면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금조달시장이 흥행모드를 이어가자 최근 기업들이 너도나도 유상증자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상증자를 공시했던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폭을 확대했다. 두산퓨얼셀 주가는 유상증자를 위한 청약을 시작한 지난 7일 종가(4만4300원) 대비 26.9%가 올랐다.
IBK투자증권은 2000억원이라는 최대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신주 3669만2307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격은 한 주당 6500원으로 결정했는데 내년 1월29일 증자가 마무리되면 2384억원에 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자금조달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자본규모 1조원 증권사 대열에 합류하게 돈다. 네이버도 전날 이사회에서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일본 자회사 네이버 제이허브(NAVER J.Hub Corporation)의 7791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외에 무상증자에 나서는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이달(1~16일) 무상증자를 실시한 기업들은 19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12곳)보다 7곳이 더 늘어났다. 이 가운데 멕아이씨에스는 지난 4일 무상증자를 공시했는데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은 주식호황기에는 유상증자도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유상증자 행렬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당장 내년 3월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데 시장 분위기에 따라 흥행결과도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