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일 3152억원 유입…기간 평균 수익률도 4% 넘어
MSCI 추종 지수 등 최고치…"조정 압력 높아져 추격 유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덱스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국내증시가 급등세를 타면서, 일부 종목을 편입한 각종 테마 지수들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흐름에 따라 지수들의 상승세가 조금 더 지속될 테지만, 인덱스펀드가 초고위험으로 분류된 만큼 지수가 급락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원금손실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덱스주식기타로 분류된 국내 55개 펀드에 최근 1주일 간 315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기간을 최근 한 달간으로 늘리면 1조3484억원 규모의 자금이 인덱스 펀드로 들어왔다. 최근 급속도로 투자자금이 인덱스펀드를 향해 몰려드는 이유로는 높은 수익률이 꼽힌다. 최근 1주일 간 55개 인덱스펀드 평균수익률은 4.0%로 집계됐다. 1달 간 수익률은 8.4%에 달했다.
펀드별로는 '삼성KODEX MSCI KOREA Total Return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에 최근 한 주 동안 847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1주일 간 4.1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영향이다. 또 최근 한 달 동안 10.4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미래에셋TIGER MSCI KOREA Total Return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펀드에는 5864억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다.
두 상품은 모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사 발표하는 신흥시장 지수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중·대형주 중심의 MSCI KOREA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이다. 이를 기초지수로 설정해 1좌당 순가치 변동률을 기초지수 수익률과 유사하게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이다.
MSCI KOREA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이유는 이 지수가 최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1월5일 MSCI KOREA 지수는 963.05포인트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63.00포인트에 그쳤던 지난해 1월3일과 비교하면 1년 새 71.0% 급등한 규모다. 국내증시가 호황을 나타내면서 MSCI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수익률이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에프앤가이드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을 일정 테마로 묶어 산출하는 Fn지수에 연동한 펀드들도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1주일 간 4.13%의 고수익을 낸 'NH-Amundi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상품에는 간 575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기간을 1달로 늘리면 수익률과 유입액은 6.05%, 982억원으로 늘어난다.
이 역시 'Fn지수'가 호황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두 상품이 추종하고 있는 Fn뉴딜 디지털플러스 지수는 올해 1월2일 2916.7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월11일 이 지수가 1541.62포인트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89.2% 급등한 규모다. 이 지수는 향후 국내 경제를 주도할 업종으로 분류되는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BBIG)에 투자하는 지수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3개월 간 국내주식펀드 가운데 자금이 유입된 상위 펀드를 보면, 액티브펀드보다 인덱스펀드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MSCI 코리아 토탈리턴이나 미래에셋코스피200는 물론 2차전지 중심의 뉴딜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데 수소경제 등 지속가능성 등 요인으로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당 상품들이 대부분 '초고위험군'인 1, 2등급에 속해있다는 점이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이지만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들이 대부분 3등급(중위험)인 것과 대비된다. 펀드가 추종하는 지수가 폭락할 경우에 수익은 물론이고 원금손실의 위험까지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테마로 이뤄진 각종 지수들이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입에 비교적 취약해 쉽게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손실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MSCI는 대형종목들을 중심으로 설정돼 안전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기업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외국인 투자를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어 자금 유출입에 민감한 면이 있다"며 "인덱스펀드는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에 비해 기업 고유의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단 장점이 있지만 시장 변동에 따른 지수하락 위험에 취약하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