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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나쁜 리더 트럼프의 민주주의 파괴…우리 정치도 비슷한 모습"


입력 2021.01.08 00:00 수정 2021.01.07 21:23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점거, 믿기지 않고 끔찍해

트럼프, 국가 통합 애쓰긴 커녕 대중 분노와 반감 자극

권력 이용해 언론 공격·사법체계 무력화·지지자 선동

우리 정치에 비슷한 모습 없다 할 수 있나…정치 본령 지켜야"

원희룡 제주도지사(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점거라는 초유의 사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같이 나쁜 리더는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우리 정치에도 비슷한 모습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믿기지 않았고 당황스러웠으며 그 다음엔 끔찍했다"며 "그리고 지금은 우리를 되돌아보고 있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벌어진 사태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음모론에 심취해서 현실을 부정하고 심지어 극단적 행동을 실행하는 사람들은 어느 사회에나 있지만 상식을 믿고 제도를 존중하며 결과에 승복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에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라며 "성숙한 민주사회에선 이념과 정당을 경계로 대립하는 정치인들도 최소한 헌법과 선거제도 앞에선 겸손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데 오늘 미국은 우리의 이런 상식을 여지없이 깨뜨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승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소한 정권이양에는 협조하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군중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그들을 부추겼고 이후 수천 명이 국회의사당으로 난입했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정권 이양을 위한 의사진행을 폭력으로 중단시키고 총기, 화염병, 파이프 폭탄 등이 의사당 주변에서 발견됐다"며 "문제점이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게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라 생각하던 저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경제적·사회적 양극화, 정치와 문화의 분열, 엘리트 위주 정치에 대한 대중의 불신 등 켜켜이 쌓인 문제들이 불씨 노릇을 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책임은 리더에게 돌릴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정치와 사회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반감을 기반으로 집권했는데도 집권 후에 그 문제를 치유하고 국가를 통합하려 애쓰기는커녕 대중의 분노와 반감을 더 자극했다"고 꼬집었다.


원 지사는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언론을 공격하고, 사법체계를 욕보이고, 수사기관을 무력화시켰고 공직자들에게는 맹목적 복종을 강요했다"며 "선거에 지고 나선 언론과 야당과 사법부가 카르텔을 형성해서 승리를 도둑질했다고 주장하면서 지지자들을 선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가, 우리 정치에도 비슷한 모습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면서 제도와 질서를 공격하고 지지자를 선동하는 모습 말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원 지사는 "우리는 유혹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나쁜 정치에 나쁜 정치로 맞설 수는 없는 것"이라며 "헌법과 제도를 존중하고 승복하는 것,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의 본령을 지킬 수밖에 없다.좋은 정치는 나쁜 정치를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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