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2차 창작물을 뜻하는 '알페스(RPS, Real Person Slash)'를 문화가 아닌 성범죄 문제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정식 청원으로 채택되기 전인데 11일 11시 기준 7만 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알페스란 실존하는 남자 아이돌을 동성애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변태스러운 성관계나 강간을 묘사하는 성범죄 문화"라며 "이미 수많은 남자 연예인이 '알페스' 문화를 통해 성적 대상화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원인은 알페스의 대상이 직업군의 특성상 평균 연령대가 어린 아이돌이란 점을 언급하며 "피해자의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초년생이 된 아이들인데 아직 가치관 형성도 덜 된 이들이 잔인한 성폭력 문화에 노출돼 받을 혼란과 고통이 짐작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욱 분노스러운 건 '알페스' 이용자들 또한 자신들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들이 계속 아이돌을 소비해주기에 아이돌 시장이 유지되는 거다. 그러니 소속사도 우리를 고소하지 못할 것'과 같은 후안무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청원인은 "이처럼 소비권력을 통해 피해자들의 약점을 쥐고 옴싹달싹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태도는 지난 날 n번방과도 같은 권력형 성범죄 가해자들의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며 적극적인 행정조치로 알페스 이용자들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그는 "피해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권력을 가졌든 가지지 못했든 그 누구라도 성범죄 문화에 있어 성역이 될 수 없다"며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소설이 유통되지 않게 SNS 규제방안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앞서 래퍼 손심바는 알페스 문제를 공론화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미성년자를 포함한 실존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변태적 수준의 성관계와 성고문, 혹은 성폭행하는 상황을 설정한 수위 소설들로 가득 차 있다"라며 "이는 소라넷, n번방 사건을 잇는, 우리 사회가 경계하고 뿌리 뽑아야 할 잔인한 인터넷 성범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