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으로 코스피 영향 지속돼
유동성 줄고 실적 장세로 전환...주가 상승모멘텀↑
미국의 국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들어 코스피는 3200선까지 상승했다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돌입할 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미국 국채시장의 흐름에 따라 증시가 움직이는 단기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하지만 증시에 집중된 유동성이 점차 줄면서 실적 장세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채금리 변동성으로 인한 위험자산 조정 단기 그칠 듯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최근 국채시장의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채금리 급등이 2%의 인플레이션과 완전 고용 등 통화정책 목표를 위협하는 무질서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연준 이사도 국채금리 상승 속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마당에 금리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글로벌 장기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만큼 무작정 방치할 수 없어서다.
DB금융투자 박성우 연구원은 "최근 위험자산이 조정을 받은 가운데 미국의 회사채 시장 불안이 나타나지 않은 점을 볼때 시장 금리 상승발 위험자산 조정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높은 밸류에이션에 의존했던 주식시장의 강세 동력도 점차 완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코스피는 미국 국채수익률 급등 영향을 비교적 크게 받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 영향으로 코스피는 지난달 26일 3% 가까이 급락 마감했다가 금리 급등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다시 상승 국면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코스피는 전장대비 39.12p(1.29%) 상승한 3082.99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커지자 코스피도 연일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리 변동성 여파로 주식시장에 집중됐던 유동성은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역대급 매수세로 증시를 떠받치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도 주춤해졌다. 올해 초 이후(1월 4일~2월 26일) 개인은 30조776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개인은 매도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투자자예탁금은 63조8585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조2000억원이나 급감했다. 신용융자금액도 21조1796억원으로 같은 기간대비 5445억원이 줄었다. CMA 잔고 역시 64조7560억원으로 9542억원이 감소했다.
개인은 이달 들어 KODEX(코덱스)200 선물인버스2X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최근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외 환경 영향으로 개미들이 주식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동성→실적 장세로 전환 모드...상승모멘텀 개선 기대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적 변수를 기점으로 유동성 장세 흐름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하는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주가 상승모멘텀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의 할인율 부담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증시의 하방압력을 높이는 불안 요인으로 부각된다. 때문에 주식시장 조정시에는 분할 매수 대응 전략을 펼쳐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증가로 연결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어닝 모멘텀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며 "금리 등의 변수가 실물과 주가의 괴리를 축소하는 정도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수출주들의 실적 개선 전망이 주가 할인율 부담을 상쇄하는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연구원은 "2분기 한국 기업의 수출 증가율은 30%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직격탄을 입었던 업종들의 실적 개선이 점쳐지면서 실적주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안정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고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주가가 눌려있던 코로나19 피해 업종의 아웃퍼폼 가능성이 높다"며 "호텔 레저, 유통, 소비재, 화장품 의류업종 등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