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배당총액 2226억...전년비 64% 증가
삼성·NH증권 고배당 유지...미래에셋 자사주 소각
지난해 ‘동학 개미’ 힘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이 현금배당을 늘리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작년 시장 거래대금은 평균 약 2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4.6%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른 수탁수수료 급증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만큼 증권사들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환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메리츠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줄줄이 시작된다. 이후 삼성증권·대신증권·현대차증권·미래에셋대우·KTB투자증권 등이 이달 주총을 열어 주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1일 보통주 주당 배당금을 32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전년 1357억4577만원 대비 64.03% 증가한 2226억7100만원이다. 메리츠증권의 배당총액은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565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배당금 총액으로 2106억6088만원을 공시했다. 1년 전 1507억4000만원보다 39.7% 늘어난 규모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사모펀드 관련 악재를 겪었지만 순이익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고배당 성향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의 배당금 총액은 1964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9.4%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7년 당시 주당 배당금이 1000원 수준에 그쳤지만 이후 꾸준히 배당금을 인상하고 있다. 최근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한 덕분이다.
대신증권과 현대차증권도 배당금 총액이 각각 804억3974만원, 237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6.5%, 10.2% 확대됐다. 교보증권의 배당총액은 215억1600만원으로 전년 140억 대비 54% 뛰었다.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로, 교보증권 역시 2017년부터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84.8% 증가한 321억원 규모의 배당총액을 발표했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신·현대차·교보·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주요 중소형 9개 증권사의 작년 평균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54.4% 증가했다”며 “거래대금의 활황과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인한 리테일, 투자금융(IB) 부문 수익 영향”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의 배당금 총액은 1301억원이다. 다만 주당 배당금은 200원으로 전년 대비 60원 감소했다. 대신 미래에셋대우는 823억원 규모의 자사주 1000만주를 소각해 주주환원을 꾀했다. 자사주 소각은 지난해 6월 1300만주(약680억원 규모)에 이어 추가 결정됐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대우는 출범 5년 만에 미래에셋증권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이번 사명 변경 추진은 오는 24일 주총 결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국내 1위 글로벌IB로서 국내외 브랜드의 통일성을 갖춰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등 주주권익보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적과 비교해 증권업의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점에서 주주친화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실적에 비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곳들도 있어, 주주들의 불만을 막기 위해 현금배당을 늘린 경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