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탄소배출 사업 수년째 지속 전개…시장진출 준비중
미래에셋·NH·삼성證 등 ESG 관련 탄소배출권 시장확대 관심
증권사들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 시장조성자 참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기존에 국책은행 2곳에만 한정돼있던 배출권거래 시장조성자로 증권사들이 참여할 수 있게되면서다. 특히 탄소배출권 사업을 활발하게 참여해온 SK증권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나 NH투자증권 등 대형사들도 배출권거래 시장조성 참여를 위한 검토에 곧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온실가수 감축을 유인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하반기부터 증권사들도 배출권거래 시장조성자로 참여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배출권거래 시장조성이 증권사에 허용되지 않던 제도이다보니 관련 사업 준비에 착수한 증권사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그나마 SK증권이 탄소배출과 관련된 사업을 몇년 전부터 꾸준하게 해오면서 시장진출을 위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6월 국내 증권사들 중에는 가장 먼저 기후변화 대응 및 저탄소 기술 지원 프로젝트를 이행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기구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에 회원기관으로 가입했다. 현재 CTCN에 가입한 유일한 증권사다. 앞서 SK증권은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 등에도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다른 증권사들보다 이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증권사의 배출권거래 시장조성이 허용되지 않다보니 대형증권사도 별다른 준비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SK증권은 중소형사이지만 몇 년전부터 김신 사장이 주도적으로 배출권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미래에셋대우나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증권사들도 배출권거래 시장조성업무에 대한 검토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제도권 도입이 이뤄진 제도가 아니라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ESG와 관련해서 탄소배출권 시장도 커지게 되면서 이쪽 분야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증권사의 배출권거래 시장조성업무 허용 배경에는 최근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반해 시장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이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예컨대 기존에는 배출권거래 할당업체는 600여개사로 거래 상대방이 많지 않아서 매매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사실상 유동성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매수와 매도 같이 양방향 호가 의무가 부여된 시장조성자가 국책은행 두 곳에 한정돼있는 것도 시장의 부진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들에 배출권을 10% 가량 평균적으로 절감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보니 가격변동성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배출권거래 시장조성자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두 곳이 참여하고 있어서 사실상 배출권거래 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증권사들의 시장조성자 참여가 확대되면 유동성 공급뿐 아니라 배출권 시장기능이 이전보다 더욱 강화되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배출권거래 시스템이 갖춰져있는 상태에서 시장조성자가 지금보다 늘어나게 되면 시장기능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