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靑 개편 동시 단행…쇄신 의지 부각 의도
정세균 후임에 김부겸 유력…국토·산자 등 교체
야권 "사람만이 아닌 국정 기조 바꿔야" 목소리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무총리와 4~5개 부처의 장관, 청와대 참모진까지 '원샷 교체'한다. 여권의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임기 말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쇄신' 의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날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정세균 총리의 사퇴를 발표하면서, 후임 후보자를 공개할 예정이다. 후임 총리로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가장 유력하다. 김 전 장관은 TK(대구·경북) 출신으로 '국민 통합' 차원에서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하지만 공식 발표 직전까지 문 대통령의 고심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영주 전 무역협회장 등 경제 전문가 또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여성 발탁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 총리 사퇴로 생긴 공백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메운다. 당초 홍 부총리의 교체 가능성도 나왔지만, 정 총리의 사퇴와 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임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 대상 부처로는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꼽힌다. 이 중 국토부는 변창흠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수장이 바뀐다.
청와대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청와대 참모진 다주택 논란으로 '일괄 사의'를 밝힌 바 있는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과 재보선 참패로 인한 쇄신 차원에서 최재성 정무수석이 교체 대상자로 거론된다. 여기에 윤창렬 사회수석 등 일부 수석도 교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정가에서는 문 대통령이 그간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 원칙을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람'만 바꾸는 게 아닌, '국정 운영 방향'을 바꿔야 민심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은 "사람을 바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국정 방향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정기조 전환은 하지 않은 채 사람만 바꾸어서 이전 정책 그대로 밀고 나간다면 더 커다란 민심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대통령이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받들어 국정운영 기조를 대전환하고 인적 혁신을 하지 않는 한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낙제점을 받았으면서도 여전히 똑같은 공부 방식, 똑같은 강사만 고집한다면 결국 낙제할 수밖에 없는 이치와 같기 때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