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당일에는 '단거리' 강조
사거리 수정…450㎞→600㎞
풀업 기동 탐지 못 한 듯
미사일 방어망 '허점' 고스란히 드러나
국방부가 북한이 지난달 동해안으로 발사한 단거리미사일을 '탄도미사일'로 뒤늦게 인정했다.
이로써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한 달여 만에 우리 군이 사실상 미국과 일본의 분석을 따라가게 됐다.
국방부는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이 3월25일 1년여 만에 동해상으로 개량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일 오전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북한은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해당 미사일을 '신형 전술유도탄'으로 명명했다.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올해 초 제8차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 당시 등장했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미사일에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사실상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평가했다.
무엇보다 해당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에서 미국과 일본은 유엔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단거리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며 말을 아꼈다.
실제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탄도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혀 '지나친 대북 저자세'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군 당국은 이날 사실상 사거리 탐지에도 실패했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아래에서 풀업(pull-up) 기동을 해 생각한 것보다 더 나갔다"며 "600㎞ 나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당초 군 당국은 해당 미사일이 약 450㎞ 날아갔다고 밝힌 바 있다.
풀업 기술이 적용된 탄도미사일은 포물선 궤적을 그리는 일반 탄도미사일과 달리, 저고도로 비행하다 목표지점에서 급상승한 뒤 다시 하강한다. 이로 인해 풀업 기술이 적용된 탄도미사일은 우리 군의 현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일반적인 미사일과 풀업 기동 미사일을 섞어 쏠 경우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 장관은 "저희 탐지 자산으로 볼 때 동해로 발사하면 지구 곡률 때문에 아래쪽에서 잘 안 보인다"며 우리 군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계를 고스란히 인정했다.
아울러 서 장관은 사거리를 600㎞로 추정한 이유와 관련해선 "한미 당국의 정보 분석을 해 그렇게 추정한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