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데이페스티벌', 22일·23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개최
대중음악 공연계 "근본적 차별 규제 해소 우선 돼야"
장기화되는 코로나19에 발 묶인 대중음악 콘서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집합·모임·행사’로 분류돼 큰 제약을 받고 있는 대중음악계는 현재 수도권 기준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에선 지침에 따라 100명 이상의 공연은 열릴 수 없다. 이에 따라 앞서 다수의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여러 차례 페스티벌과 콘서트가 취소·연기된 것에 대한 학습효과로 대부분의 대중음악 관련 공연들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특히 스탠딩 공연 형태로 진행되는 축제의 경우 개최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예년이라면 라인업과 일정을 발표할 시기지만, 물밑 작업과 관련된 소식도 듣기 힘들다.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 정상적으로 개최된 경우는 코로나19 이후 한 차례도 없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일하게 지난 3월 대면 페스티벌로 열린 ‘2021 러브썸 페스티벌’ 역시 현장 관객을 100인 미만으로 받았고 나머지 관람객은 스트리밍을 통해 공연을 관람하도록 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그간 난지한강공원 일대에서 진행했던 ‘썸데이페스티벌’이 2021년 라인업 등 공연 정보를 공개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달 22일과 23일 양일간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정승환·권진아·심규선·박정현·김필·선우정아·윤하·샘김·이승윤·정홍일·이무진·거미·하동균·이석훈 등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페스티벌이 가능하게 된 건 기존 난지 한강공원에서 진행되던 ‘썸데이페스티벌’을 ‘썸데이 씨어터 칸타빌레’(SOMEDAY THEATRE CANTABILE)로 콘셉트를 변경하고 장소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바꾸면서다. 양일간의 공연을 총 4개의 악장으로 나눠 각 악장별로 하피스트 정선유, 글랜즈 오케스트라(GLANZ ORCHESTRA), 서울솔리스트첼로앙상블, 웨이브 스트링 앙상블(WAVE STRING ENSEMBLE)과 함께 하면서 ‘크로스오버’ 형태로 탈바꿈한 셈이다.
대중음악 콘서트와 달리 현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상 뮤지컬, 클래식 등 다른 공연은 ‘동반자 외 거리 두기’만 지키면 규모와 상관없이 열 수 있다. 앞서 지난 3월 가수 폴킴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00명 이상의 관객을 놓고 공연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폴킴은 대중음악 가수지만 클래식 현악기 콰르텟을 편성에 넣어 크로스오버 공연을 표방했다.
대중음악에만 유독 큰 제약이 따르는 것에 대한 차별 금지를 촉구하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졌음에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찾은 하나의 방법이 바로 ‘크로스오버’ 장르를 취하는 것이었다. 일각에선 이와 같은 방법으로 대중음악 공연이 재개 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지만, 여전히 벽은 남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크로스오버 공연을 표방하는 건 일시적 방법일 뿐, 지자체에 따라 허용 여부가 모두 달라 혼란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기준과 관리 주체가 모호해 혼선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문화체육관광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가 얽혀 있지만 최종 판단과 책임은 시·군·구 단위에서 해야 하는 구조다. 앞서 크로스오버 보컬 그룹 라포엠은 지난 3월 서울 동대문구에서 열기로 한 공연을 동대문구청의 불허로 연기해야 했다.
한 관계자는 “대중음악 공연계가 여러 방법들을 논의하고 있고, 크로스오버의 형태로 공연을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도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대중음악 가수의 크로스오버 공연을 허용하고 있지만 블루스퀘어 등 다른 공연장에선 여전히 어떤 형태로든 대중음악 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차별적인 기준을 해소하고 단일화된 소통 창구 마련, 대중음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전담 인력 및 부서의 배치가 이뤄져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