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악신도시 전남도당 이전개소식 직접 참석
"'호남 없으면 국민의힘도 없다' 의지로 하자"
충무공의 '약무호남 시무국가' 표현 원용한듯
"'도로영남당'이라는 말 처음 들어봐" 자신감
국민의힘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김기현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당세가 취약한 호남에 대한 접근을 이어가는 것을 넘어서 더욱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친호남 정책'을 넘어 '호남 없이는 국민의힘도 없다'는 '핵호남 정책'을 공언한 것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권한대행은 7일 오후 전남 무안 남악신도시에서 열린 전남도당 이전 개소식에 직접 참석했다.
국민의힘 전남도당은 본래 전남의 도청소재지인 광주광역시에 광주시당과 함께 있었다. 세월이 흘러 전남도청·도의회는 지난 2005년 전남 무안의 남악신도시로 이전했지만, 국민의힘 전남도당은 그대로 광주에 머물렀다. 16년째 그런 상황이 이어지다가 지난 3월 마침내 이전이 이뤄진 것이다.
이날 개소식에는 중앙당에서 김기현 대행과 정운천 국민통합위원장, 추경호 원내수석, 전주혜 원내대변인, 배현진·태영호 의원이 참석했다. 전남도당에서는 임동하 도당위원장과 황규원(전남 목포)·천하람(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김하진(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당협위원장이 나와 이들을 환영했다.
임동하 위원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난 38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당사를 이전했다"며 "전남도와 현안 해결에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서 당세 확장과 대선 승리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이런 노력이 현실에 이르려면 우리 당의 '친호남 정책'이 변함없이 추진돼야 하고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김기현 대행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줄 것을 부탁드려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기현 대행은 "임동하 위원장이 '친호남 정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나는 호남이 우리 당의 핵이 되는 '핵호남'을 목표로 삼아야 진정성 있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호남이 없으면 국민의힘도 없다'는 의지를 확실히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곳에 오기 전에 5·18 민주화운동 묘역을 다녀오면서 포부를 밝혔지만, 전국정당의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배려를 호남에 아끼지 않겠다"며 "정양석 사무총장도 전남 출신이니까 우리 호남 출신의 많은 인물들을 앞으로 계속해서 키워나가고 위상과 긍지를 만들어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기현 대행이 언급한 '호남이 없으면 국민의힘도 없다'는 말은 충무공 이순신의 말을 원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충무공은 임진왜란 이듬해인 1593년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김 대행도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비장한 마음으로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호남 출신의 재선 의원으로 당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운천 의원도 힘을 보탰다.
정운천 의원은 "내가 (이명박정부 때 농식품부)장관을 내려놓고 호남에 와서 뛴지가 12년인데, 12년 동안 과연 국민의힘이 우리 호남을 위해 얼마나 일했느냐 생각해보면 시늉만 했을 뿐"이라면서도 "지난해 9월 이후로는 정말 진정성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인 떠난 뒤에는 제대로 하겠느냐는 말들이 서울 정가에서 있었는데, 선출된지 불과 일주일만에 김기현 대표대행이 오니까 정말 달라지는 모습이 아니냐"며 "당헌·당규에 상설위원회로 들어간 국민통합위와 함께 호남의 불모지를 개척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면 (득표율) 20% 이상을 올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전남도당 이전 개소식 현장에는 송상락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나와 김기현 대행 등을 환영하며 인사를 건넸다. 국민의힘이 호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행보를 보이면서, 현지의 반응도 확실히 따뜻해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반영하듯 김기현 대행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도로영남당'이라는 표현과 강하게 선을 그었다.
김 대행은 개소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도로영남당'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며 "우리 당은 전국정당을 지향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정운천 의원도 "(선출된지) 일주일 만에 여기 왔는데 어떻게 영남당이냐"며 "그런 표현은 전혀 맞지 않는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