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 집중 조명
교보생명과 삼덕회계법인이 오는 8월 첫 공판을 열고 법정다툼에 돌입한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1인에 대한 재판의 공판 기일이 8월 10일로 결정됐다. 재판부는 원래 이날 1차 공판을 개최하려 했지만, 피고측 변호인단이 일정 변경을 신청해 기일이 연기됐다.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를 포함해 회계사 4명, 사모펀드 관계자 2명 등 6명은 교보생명의 기업가치 평가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아울러 소재 불분명에 따라 기소가 중지된 사모펀드 관계자 1명까지 더하면 총 7명이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가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인 어펄마캐피털의 의뢰로 기업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를 똑같이 받아쓴 것으로 보고 있다.
회계사 A씨가 교보생명의 기업가치평가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고도, 직접 업무를 수행한 것처럼 거짓으로 보고한 점이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A씨가 비슷한 시기에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한 안진회계법인의 평가방법과 금액을 단순한 오류 수정조차 없이 인용해 똑같이 쓴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 등으로 구성된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주요 임직원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하고, 법률 비용에 해당하는 이익을 약속하며 어피니티컨소시엄이 부정한 방법으로 부당한 금전상의 이득을 얻도록 가담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교보생명은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사이에 부적절한 공모가 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했다. 아울러 어피니티컨소시엄의 부정한 청탁과 이에 응한 안진회계법인의 공정가치 허위 보고 등에 대한 혐의도 짙다는 주장이다.
앞서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들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에 대한 재판은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까지 진행됐다. 3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7일이다.
지난 2018년 10월 23~24일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하며 안진회계법인에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해줄 것을 의뢰했다. 같은 해 11월 14일 어펄마캐피털은 어피니티컨소시엄 직후 풋옵션을 행사하며 삼덕회계법인에 가치평가를 의뢰했다.
교보생명은 주주간 분쟁이 장기화돼 회사의 유·무형적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과 함께 이들을 고발했다. 검찰 조사가 진행되며 결국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어펄마캐피털이 위법행위로 허위작성한 보고서를 근거로 최대주주 1인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풋옵션을 행사했다는 혐의점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