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 고교생, 인근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
피해학생 아버지 "억울함 풀어달라" 청원게재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광주의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끔찍한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학생의 아버지가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호소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19분경 광주 광산구 어등산 팔각정 인근에서 해당 지역 고교 2학년 A군(17)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A군을 발견했을 당시 신체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 등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 단순 자살로 추정했다.
하지만 A군이 그간 학교폭력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군의 발인 전날 밤 A군 친구의 부모가 장례식장을 찾아와 충격적인 영상을 내놓은 것.
친구 부모가 보여준 영상은 1년 전 찍힌 것으로 추정, A군이 얼굴이 빨개지고 정신을 잃을 때까지 목을 조르는 가해자 B군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심지어 B군은 "기절하면 말해 줘"라며 치아를 드러내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주변에 있던 친구들도 함께 어울려 웃었다.
A군 유가족은 "어떤 학부모님이 저희를 만나러 오셔서 동영상 2개를 보여주셨다"며 "목을 조르던 아이 중 하나가 내일 운구를 하게 돼 있다는 얘길 듣고 막아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오셨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29일) 전날에 아이가 뺨을 맞았다는 걸 알게 됐고요. 영상 속에 가해 학생이 ○○이는 맷집이 좋으니까 때려보라면서 (다른 아이들에게) 시켰다고 하더라고요"라고 전했다.
A군이 남긴 유서에는 '심한 장난을 말려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일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말미에 "딱 일주일만 슬퍼해 달라. 엄마 아빠 사랑한다"는 마지막 인사가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아버지는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 폭력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게재했다.
그는 "6월 29일 화요일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학교에 간다던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인근 산으로 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라며 "장례를 치르던 중 교실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제보 받고 이유를 알게 되었다. 수년간의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선택한 마지막 길이였다는 것을…"이라고 말했다.
A군의 아버지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항상 씩씩하게 말하던 녀석인데, 속으로 그 큰 고통을 혼자 참고 견디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비로써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학교 폭력을 가한 가해 학생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 저희가 지지치 않고 싸울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해주십시오. 우리 아들의 억울함을 풀고, 학교 폭력이 없는 세상이 오도록 끝까지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6일 오후 1시 40분 기준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