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 “베트남 교민들도 백신 접종 시급해”
방역당국, “백신 제약사 협의와 외교부 검토 필요”
최근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숨진 50대 한인 남성이 무단으로 화장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교민 사회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베트남 호찌민에서 11살 아들과 사는 엄마입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베트남 호찌민의 거주자라고 소개한 50대 여성 청원인은 “지금 베트남은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2800명 가까이 되는 수치에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며 “오늘은 베트남 호찌민에서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으로 호찌민 근방의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50대 후반의 한인 남성이 사망하자 병원 측은 이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 않고 24시간 내에 그대로 화장을 진행했다.
청원인은 “너무 무섭고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내가 그 주인공이었다면 11살 아들은 엄마가 베트남에서 사망한 줄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밖에 나가면 공안에게 연행돼 비싼 벌금을 내야한다. 집 앞에도 나갈 수도 없고 은행도 갈 수가 없다”고 베트남의 심각한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베트남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하루빨리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청원글은 20일 오후 4시 30분 기준으로 3851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방역 당국은 베트남 교민 백신 접종을 위해선 백신 제약사와 우선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현재 저희가 도입한 백신은 국내 사용을 목적으로 도입하고 계약한 물량”이라며 “해당 백신을 해외로 배송하는 것에 대해선 제약사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교민에 대한 접종은 외교부와 접종 방법과 백신 운송 방안 등 실무적인 검토를 거쳐 진행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