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피해자와 결혼하면 무죄?”…역행하는 인도法에 ‘충격’

인도 강간범, 피해자와 결혼 뒤 6개월 만에 잔인하게 살해

인권단체, “성범죄 피해 여성들은 보호받기 어려워”

인도 경찰이 나이니탈에서 남편에게 살해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사진=HT, hindustantimes

성폭행을 저지른 인도 남성이 피해 여성과 결혼을 한다는 조건으로 풀려났지만, 6개월 만에 아내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인도 델리에 사는 라제시 로이는 자신의 아내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인해 목을 졸라 죽인 채 시신을 절벽으로 내던진 혐의로 체포됐다.

로이는 지난해 7월 델리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해 수감됐던 적이 있다. 하지만 복역 3개월만에 피해자와 결혼을 한다는 조건으로 다시 석방됐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인도는 강간 피해 여성의 명예를 지키는 명목으로 양가 협약이 이뤄지면 가해자의 석방이 가능하다. 실제 로이는 석방된 지 두 달만에 피해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결혼한 지 6개월 되던 시점에 자신의 고향에 가자고 아내를 설득한 뒤 그곳에서 아내를 죽였다. 이후 가족은 나흘이 지나도록 딸이 연락을 받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시신을 찾기 위해 인근 150개의 구릉 지역을 샅샅이 뒤졌고, 심하게 부패된 여성의 시신을 찾아냈다.

로이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경찰이 자신을 시신 유기 현장으로 데려가자 “성관계를 한 뒤 목졸라 살해했다”고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여성의 남동생은 분노하며 “로이를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도에선 강간 피해 여성을 가해 남성과 결혼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도의 인권 운동가들을 비롯해 일각에선 “강간범에게 피해자와 결혼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피해 여성의 삶을 강간범의 손아귀에 평생 쥐어주는 꼴”이라고 지적하며 “아직도 인도는 성범죄 피해 여성이 법적 보호를 받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