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집안' 소리 나오자 尹 만나 "참아라"
이준석에겐 "내년 대선 승리할 구상만하라"
토론회‧서병수인선 등 사안별로 '교통정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이 내홍으로 번지는 가운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중재자로 등판해 주목된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한 식당에서 윤 전 총장을 만나 "참고 견디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데 이어 이 대표에겐 "사소한 일에 크게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제1야당 대표로서 가장 해야 할 과제는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라며 "별로 큰 그림은 보이지 않고 사소한 문제에 대해 말이 나오니 본인과 당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대표의 '5% 패배론' 발언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그런 얘기를 했다면 큰 실수"라며 "자신을 갖고 임해도 될까 말까인데 지금서부터 패배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과연 대선을 준비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갈등을 빚은 사안별로 '교통정리'를 했다. 대선후보 토론회를 둘러싼 내홍에 대해서는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이며 경선을 위한 준비에 그치면 되는데, 그 이상의 것을 하다 보니 그런 불화가 나오지 않았나"라며 월권 논란을 제기한 쪽에 힘을 실었다.
그동안 경준위가 당내 대선후보를 대상으로 토론회를 추진하고, 이에 윤 전 총장 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갈등은 전방위로 번졌다. 이후 토론회를 진행시키겠다는 이 대표와 "경준위가 월권"이라는 최고위원 간 충돌로 선전이 확대됐다.
당내에선 "중심 잡아줄 어른 필요해"
김 전 위원장은 당 선관위원장 인선 문제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선 "양쪽에 다 문제가 있다. 누가 되든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짚었다. 이어 "일반적으로 보면 (서병수 의원이) 한번 경준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선관위원장은 다른 사람을 시키는 게 상식 아닌가"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의 갈등이 당 전체로 번지면서 대선 경선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여기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통화내용 폭로가 더해지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초유의 다중분열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전직 지도부 인사는 "경험이 부족한 '0선 대표와 0선 대선주자'가 당의 중심에 놓였으니 혼란이 없으면 이상하지 않나"라며 "기존 정치문법이 꼭 옳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같이 중요한 때에는 중심을 잡아줄 어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