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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1번 안 찍으면 사망"…제자에게 문자 보낸 교사의 최후


입력 2021.08.22 17:30 수정 2021.08.22 17:30        전형주 기자 (jhj4623@dailian.co.kr)

ⓒgettyimagesBank

4·15총선을 앞두고 과거 제자들에게 특정 정당에 대한 투표를 권유한 40대 중학교 교사가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22일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국가공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광주 지역 공립 중학교 교사 A(4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1심은 A씨에게 형(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으나 자격정지 1년에 처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1대 총선 전날인 4월 14일 오후 9시 51분부터 다음 날 오전 0시 31분까지 선거권을 갖게 된 중학교 제자 4명에게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투표를 하도록 선거 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무원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에 대한 투표를 권유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A씨는 제자들에게 '내일은 무슨 날인고? 너희는 뭣을 해야 하는고? 그럼 몇 번 찍어야 하는고? 대답해라. 틀리면 축 사망'이라는 등의 문자를 보냈다.


또 '투표들 정신 차리고 해! 내가 똑똑히 쳐다본다! 나의 미래가 걸려 있다', '빌게이츠의문프사랑, 1번 더불어민주당, 5번 더불어시민당' 등 문구와 정당 번호가 삽입된 그림도 첨부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공무원의 선거운동이 법률에 위배된다는 점에 대해 인식하면서도, 공적인 영향력과 관계없이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침해한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판부는 "현행 국가공무원법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해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과거 제자들에게 갑자기 연락해 일방적이고 노골적이며 지시하듯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도록 요구한 것은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성인이 된 B씨 등의 정치적 의사 결정에 피고인의 행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는 보이지 않은 점, 20여년간 중학교 교사로서 근무하면서 열의를 갖고 학생들을 지도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동료 교사와 과거 제자 몇몇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형주 기자 (jhj462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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